윤석열 당선인, 취임 직후 바이든과 '서울 정상회담' 가능성

입력
2022.04.15 17:05
수정
2022.04.15 20: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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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日 쿼드 회의 참석 전 방한 거론
5월 20~23일 유력... 인수위 "확인 안 돼"
성사되면 역대 가장 이른 '한미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 직후인 3월 10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승리 직후인 3월 10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직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5월 말 일본에서 열리는 쿼드(Quadㆍ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안보협의체) 정상회의 전 한국에 들르는 ‘서울 회담’ 시나리오다. 성사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미 정상과 회동하는 사례다. 미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서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도 이례적이다.

외교 소식통은 15일 “미국 측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방문에 앞서 한국을 찾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회담에서 “5월 24일쯤 일본에서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면서 사실상 쿼드 정상회의 참석을 확정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시기는 5월 20~23일 사이가 유력하다. 일본 아사히신문도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2일 방일 전후로 한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민영방송 JNN도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쿼드 정상회의 전인 다음달 21일 한국을 방문해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나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여부에 입을 다물고 있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 논의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21일이라는 날짜도 현재로선 검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쿼드 일정이 정해진 뒤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얘기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인수위와 정부가 한 목소리로 섣부른 예단을 삼가고 있지만, 외교가에서는 방일 전 서울 회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이 이뤄지면 윤 당선인은 불과 취임(5월 10일) 열흘 남짓한 시간에 미 정상과 조우하게 된다. 역대 최단(취임 51일 만)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회담 기록도 대폭 단축한다. 미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 것도 드문 일이다. 임기 중 네 차례 방한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한일을 동시에 찾은 2009년과 2014년 모두 일본을 먼저 방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2017년, 2019년 두 차례 방한 일정을 방일 직후에 잡았다.

윤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를 핵심 외교안보 공약으로 내건 만큼, 바이든 대통령과의 이른 만남은 양국의 굳건한 신뢰를 대내외에 알릴 수 있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윤 당선인은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도 “대북 관계에만 집중하지 않고,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전역에서 한미관계를 토대로 외교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한미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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