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수완박' 야당 비판에 "문 대통령 수사하겠단 거냐"

입력
2022.04.14 20:00
수정
2022.04.15 10:5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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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공세에 "검찰개혁 없던 일 하자는 것"
"정권교체 법무부 장관 어려워... 만감 교차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현안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수완박은 문재명(문재인+이재명) 비리 덮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그럼 검찰이 문 대통령을 수사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냐."(박범계 법무부 장관)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추진과 관련해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민의힘 등 야당이 제기한 '검수완박' 비판에 "문 대통령의 검찰개혁을 무(無)로 돌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청 문을 닫게 하겠다' '검찰 수사권을 모두 뺏겠다'고 한다"며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 윤미향 후원금 유용사건, 이재명 상임고문 부인의 경기도민 세금 유용사건, 대장동 부패게이트 수사에 대못질해서 수사를 못 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서 대통령 임기가 끝나기도 전에 시급하게 하는 것"이라며 "검수완박에 대해 현직 검사장이 조선시대 연산군이 자신의 비리를 숨기기 위해 사헌부를 폐지한 것에 비유하기도 했다"며 언성을 높였다.

박 장관은 조 의원 주장에 즉각 반박했다. "수사·기소 분리가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면 검찰이 문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냐"며 발끈했다. 박 장관이 재차 질문하자, 조 의원은 "(문 대통령을) 수사할 것이 있느냐"며 맞대응했다.

박 장관은 '검수완박' 입법 추진과 관련해선 "현재 첨예하게 대립되는 수사·기소 분리 관련 법안이나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출된 법안이 있지 않고 무성하게 논의만 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법무부 장관의 입장을 물으신다면, 현재로서는 '입법 정책의 문제이고 입법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내놓을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을 본 뒤 판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검수완박'을 비판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질의에는 강한 어조로 맞대응했다. 박 장관은 "(검수완박이) 대통령과 누구를 보호하기 위한 논리다, 검찰 수사권을 강화하겠다, 공수처 우선권을 폐지하겠다 (등의 주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을 무(無)로 돌리는 정도 이상"이라며 "오히려 (검찰개혁을) 폐해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스스로를 "날 저문 과객"으로 칭하는 등 정권 교체기의 장관직 수행에 대한 고충도 토로했다. 그는 "검찰 조직의 광범위한 조직적·공개적 의견 표명들이 있었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지휘하는 검찰국도 의견을 공개적으로 발표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수완박) 법안이 제출될 경우 저나 법무부 의견이 뭐냐고 묻는다면 만감이 교차한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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