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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학점 들으며 주40시간 연구…학부생 유일 논문 쓴 정호영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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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경북대병원장 재직 전후로 두 자녀가 경북대 의대에 학사편입한 것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두 자녀 모두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당시 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입시를 준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의대 편입과정에 ‘아빠 찬스’가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한국일보 취재와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북대에 제출받은 정 후보자 자녀의 의대 학사 편입 전형 심사기록에 따르면, 두 자녀는 같은 기간에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딸(29)은 2017년 경북대 의대에 편입했는데, 직전인 2016년 1월 11~15일 및 7월 25~29일 입원 병동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같은 해 지원했지만 탈락한 뒤 이듬해 편입한 아들(31)도 2015년 1월 19~23일 및 딸과 같은 시기에 봉사활동을 했다.
증명서에 따르면, 이들은 하루 7시간씩 환자에게 검사실을 안내하고 이송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정 후보자는 이 기간 동안 병원의 진료처장(부원장)이었고, 딸은 이 병원에서 총 20건 70시간, 아들은 총 25건 85시간의 봉사활동을 했다. 수도권 의과대학의 한 관계자는 “의전원이나 의대 편입학 준비생 대다수가 병원 봉사활동을 하는 편이라 경력이 특이한 건 아니다”면서도 “편입학 직전 해는 시험 준비로 가장 바쁜데, 그 시기에만 봉사활동을 한 점은 의아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후보자 아들은 학부 재학 중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에 등재된 전자공학회 논문에 공동저자로 참여했고, 이를 편입학 과정에서 주요 활동 경력으로 제시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 4학년 시절 참여한 논문으로, ‘사물 인터넷 환경에서 CoAP 기반의 신뢰성 있는 이동성 관리 방법’ ‘사물 인터넷 헬스케어 서비스를 위한 oneM2M기반 ISO/IEEE 11073 DIM 전송 구조 설계 및 구현’ 등 두 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들은 모두 석⋅박사급으로 학부생은 정씨가 유일하다. 정씨는 자기기술서에 “의학연구에 뜻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교수님 추천으로 프로젝트 초반에 직접 참여했다”고 적었다. 2015년 8월부터 시작된 연구에 교수 추천으로 합류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2015년 10월부터 12월까지 두 달 동안 경북대 U-헬스케어 융합네트워크연구센터에서 ‘학생 연구원’으로 주 40시간 근무하며 '수요 연계형 Daily healthcare 실증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씨는 해당 학기에 19학점을 수강 중이었다.
박사 출신의 한 연구원은 “논문 경험도 없는 학부생이 19학점을 이수하면서 주 40시간을 연구원으로 있고, 성과를 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교수가 과거에도 논문에 학부생을 공동 저자로 올려줬다면 문제가 없지만, 이 학생만 해줬다면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 취재 결과 2013~2017년 정씨의 지도교수인 박종태 교수 이름으로 실린 논문 중 학부생이 저자로 이름을 올린 건 정씨가 유일했다. 정씨가 학생 연구원으로 있었다고 밝힌 '수요 연계형 Daily healthcare 실증단지 조성사업'은 당시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면서 '휴학생 및 4년제 대학 졸업생'을 지원 자격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자 자녀를 둘러싼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성평가로 최종 합격자가 결정되는 의대 학사편입학 특성상 당시 병원장이었던 정 후보자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딸은 합격자 33명 중 1단계 총점 28위, 면접 18위, 구술평가 20위으로 최종 27위로 합격했다. 지역인재를 뽑는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아들은 1단계 총점 1위, 최종총점 7위(면접 8위, 구술평가 10위)이었다. 다만 대구·경북소재 대학 졸업자 6명 중 정씨를 제외한 나머지 학생들은 포항공대 출신이었다.
2017년과 2018년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학 과정에서 △서류 △구술평가 △면접평가위원장은 이종명 당시 의과대·의학전문대학원장으로, 이 원장은 모든 평가표에 서명했다. 이 학장은 정 후보자가 경북대 병원장 당시 병원 이사였고, 경북대 의대 1년 선후배 관계다.
정 후보자는 자녀들 의혹과 관련해 “특혜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확인해보면 특혜가 없다는 게 나올 것”이라며 “(자진) 사퇴에 대해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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