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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같은 코로나 백신만 4번 접종 … 내성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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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60세 이상의 4차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1년 사이 같은 백신을 서너 번 맞는 데 대한 우려가 많아 얼마나 응할지 미지수다. 올봄 ‘오미크론 백신’을 내놓겠다던 화이자는 잠잠하다. 4차라도 맞는 게 나을지, 별 소용 없을지 속 시원한 답이 안 보인다. 올가을 또 유행이 올지 모른다는데, 독감처럼 코로나도 ‘다가(多價) 백신’이 나오면 나아질까. 당장은 쉽지 않아 보인다.
고령층 4차 접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 시각은 엇갈린다. “고령층에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계속 나오니 필요하다”거나 "50~80대 이상의 4차 접종을 추진하는 국가들이 많다”는 긍정적 견해가 있는가 하면, “시기가 애매한 데다 외국 데이터도 충분하지 않다”, “변이가 계속 나오는데 같은 백신을 계속 맞는 건 고육지책”이라는 부정적 의견도 공존한다.
질병관리청은 추진 근거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4차 접종을 시행한 이스라엘 데이터를 들었다. 4차를 맞고 4주 뒤 감염은 2배, 중증은 3.5배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감염 예방 효과는 8주 지나자 사라졌고, 중증 예방 효과는 6주까지 확인 후 아직 모니터링 중이다. 이상반응 우려를 무릅쓰고 꼭 맞아야 할 정도로 충분한 데이터인지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
백신 효과도 떨어지고 있다. 바이러스도 백신에 적응하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데이터상으로도 델타 변이 이전에는 90%대였는데, 오미크론 이후엔 70%대로 쑥 내려갔다. 지난해 8월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에 내성을 갖는 변이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감염이나 예방접종으로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가진 사람이 많아질수록 바이러스는 이를 회피하는 능력(내성)을 갖는 쪽으로 진화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에 대한 백신 효과가 떨어진 게 이 때문일지 모른다고 본다.
다양한 변이 출현으로 백신과 실제 바이러스 간 ‘미스매치(불일치)’가 발생한 게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코로나19 백신은 중국 우한에서 나온 초기 비(非)변이 바이러스를 토대로 만들어졌는데, 지금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오미크론 이후의 변이들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백신 효과 감소를 ‘실링 이펙트(천장 효과)’로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같은 백신을 여러 번 맞으면 효과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4차 접종을 하든 안 하든 올해 가을쯤엔 대다수 국민의 면역력이 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팬데믹(대유행)을 겪지 않으려면 그때 어떤 백신을 맞느냐가 중요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월에 변이 백신을 선택해 맞을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독감처럼 3, 4가지 변이 유형을 한번에 예방할 수 있는 3가, 4가 백신이 코로나에서도 나와주면 금상첨화다. 홍기종 건국대 교수는 “이론적으로 가능한데 현실은 아직”이라고 선을 그었다. 올 초 화이자가 “오미크론 변이 백신이 3월이면 준비된다”고 호언했지만, 4월 중순인데도 소식이 없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생기지 않는 부위를 이용해 백신을 만드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이런 백신은 어떤 변이에 대해서도 비슷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아직 연구 단계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변이들이 뒤섞여 거의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전에 백신이 얼마나 개량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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