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걱정했던 통일부, '최고 실세' 권영세 수장으로 맞아

입력
2022.04.13 20:00
4면
구독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 지명
주중대사 등 북한·통일 문제에 정통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2차 내각 발표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4선 중진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폐지론’까지 불거졌던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에 지명됐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 정치 입문부터 대통령 당선까지 함께한 ‘1등 공신’이자 ‘실세 중 실세’다. 주중대사를 지내 북한과 통일에 대한 이해도 깊다. 그의 발탁은 통일부 입지 약화 우려를 일축하고, 남북관계 정상화에 힘을 쏟겠다는 윤 당선인의 구상과 맞닿아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권 후보자를 “중도 실용노선을 견지해온 통일외교 분야의 전문가”로 소개했다. 북핵과 남북관계 대처 능력으로는 풍부한 경륜을 내세웠다. 새 정부는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 원칙을 지킬 경우 경제 지원 등 유연성을 발휘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합리적 성향의 권 후보자가 원칙과 보상의 ‘완급’을 조절해 ‘윤석열표 대북정책’을 구현할 적임자라는 것이다.

1959년 서울에서 출생한 권 후보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3년 사법시험(25회)에 합격했다. 통일 업무는 검사 시절 독일 연방법무부 통일국 파견검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1998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를 끝으로 공직을 떠났고, 2002년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영등포을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뒤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는 서울 용산구로 지역구를 바꿔 당선됐다. 18대 국회 정보위원장과 박근혜 정부 주중대사(2013~2015년)로 일하는 등 북한 문제에 비교적 오래 발을 담갔다.

‘여의도 신사’로 불릴 만큼 신중하고 온건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목소리를 확실히 낸다. 지난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통일부 폐지를 언급하자 “존치”를 강하게 주장하기도 했다. 통일 이슈에도 관심이 깊어 2010년 ‘서독 기민ㆍ기사당의 동방정책’을 번역했고, 언론에 ‘권영세의 독일 통일 이야기’라는 칼럼을 연재했다.

성격과 능력보다 관심 가는 부분은 윤 당선인과의 관계다. 서울대 법대 77학번으로 두 학번 아래인 윤 당선인과는 대학시절 형사법학회 활동을 같이하며 연을 맺었다. 43년의 시간이 말해주듯 윤 당선인과 직접 소통과 신속한 의중 파악이 가능한 최측근이다. 윤 당선인도 사석에서는 그를 ‘형’으로 부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후보자는 이날 “최근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대화는 단절돼 있고, 외부적 환경이 매우 좋지 않다”며 현 남북관계를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또 대북정책 방향으로 합리성과 원칙에 근거하되, 현안마다 실용적 결정을 가미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