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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남자' 한동훈, 법무장관으로 부활 "보스 정치 시동"

입력
2022.04.13 18:30
수정
2022.04.13 22: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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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승승장구하다 정권에 찍혀 한직으로
尹 "적임자" 치켜세웠지만 "측근 중용" 평가
상식과 정의 강조했지만 "갈등 불가피" 전망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인선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인선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한동훈(49)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은 '윤석열의 남자'로 불릴 만큼 검찰 내에선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한 후보자는 윤 당선인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을 수사할 때 ‘가장 믿을 만하고 능력이 뛰어난 검사'로 인정받았다.

윤석열 "법무장관 적임자" 치켜세워

윤석열 당선인은 13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2차 내각 인선 기자회견을 통해 한동훈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했다. 윤 당선인은 “20여 년간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걸쳤고, 수사와 재판, 검찰 제도, 법무행정 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다”며 한 후보자를 치켜세웠다. 윤 당선인은 이어 “한 후보자는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다양한 국제업무 경험도 가지고 있다”며 “제가 주문한 것은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법무행정의 현대화, 글로벌 기준에 맞는 사법제도를 정비해나가는 것인데 한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2001년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2003~2004년 대검찰청 중수부 연구관으로 처음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췄다. 이후에는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부서를 거치며 대기업 총수나 정치인 비리 사건을 수사하면서 특수검사로서 경력을 쌓았다. 이명박 정부에선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을 지냈다.

한 후보자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 윤석열 지검장을 보좌했으며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 등 굵직한 인물들을 수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 된 뒤에는 최연소 검사장으로 승진해 핵심 보직인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영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정권과 대립하면서 수족 역할을 하던 한 후보자도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그는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 한직으로 밀려난 뒤에도 검찰을 떠나지 않았고,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화려하게 부활했다.

파격 인사 아니라지만... 자기편 챙기기 비판도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 발탁과 관련해 "절대 파격 인사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정치권과 검찰에선 '깜짝 인사'라고 입을 모은다. 한 후보자가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법연수원 7기수 후배라는 점만 봐도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윤 당선인은 지난 2월 한 후보자를 가리켜 '이 정권에 피해를 보고 거의 독립운동처럼 해온 사람'이라며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보스 기질'이 강한 윤 당선인의 특성상, 한 후보자가 요직을 차지할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한 후보자를 두고선 서울중앙지검장이나 고검장 자리가 주로 하마평에 올랐을 뿐, 법무부 장관은 전혀 입에 오르내리지 않았다.

한동훈 후보자 지명을 두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윤 당선인과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윤석열 정부의 검찰개혁'을 무리 없이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치권과 검찰 내부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민주당은 "전쟁을 선포한 것이냐"며 한 후보자에 대한 혹독한 인사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검찰은 진영을 가리지 않고 법과 상식에 따라 나쁜 놈들 잘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의 '내 식구 챙기기'가 아니냐는 물음에는 "그분과 일할 때 연에 기대거나 서로 맹종하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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