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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박근혜에 죄송' 尹 향해 "국민·국회·헌재도 죄송한 일 한건가"

입력
2022.04.13 12:30
수정
2022.04.1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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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당선인, '박근혜 사과' 여야 동시 비판 나와
임종석 "인간적 사과는 조국 가족에 해야"
전여옥 "인간적인 화해로 당의정 입힌 정치적 만남"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예방해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당선인 대변인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면목 없고 죄송했다"고 사과한 것을 두고 여야 가리지 않고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윤 당선인의 사과가 인간적 안타까움의 표현을 넘어 탄핵 판결을 기만한 '선을 넘는'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굳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은 윤 당선인의 행보 자체가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구원(舊怨)을 풀고 화해를 하고 싶었다면 '인간적인 안타까움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미안한 마음도 말씀드렸다' 여기까지여야 했다"고 윤 당선인의 사과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하고 명예회복을 위해 힘쓰겠다는 약속도 백 번 양보하여 당선인의 정체성으로 이해하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참 면목이 없습니다. 그리고 늘 죄송했습니다' 이렇게 해버리면 무너뜨리지 말아야 할 원칙과 기준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①국정농단을 꾸짖으며 촛불을 들었던 국민도, ②민의를 받아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국회도, 그리고 ③최종적으로 탄핵 결정을 한 헌법재판소도, 모두 '면목 없고 죄송한 일'을 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임 전 실장은 "대통령의 언어와 행동이 그렇게 가벼워서는 안 된다"면서 "꼭 다녀와야 마음이 편했다면 절제된 태도를 보여줬어야 한다. 사적으로 유감을 표하는 수준이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말 미안함을 논하자면 당선인이 인간적으로 미안해야 할 상대는 순전히 본인의 의지로 무너뜨린 조국 장관의 가족"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취임식 참석, 유영하 지지율에 달릴 것"

대구시장 경선후보에 출마한 유영하(왼쪽) 변호사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사람은 윤 당선인, 박 전 대통령 회동에 배석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대구시장 경선후보에 출마한 유영하(왼쪽) 변호사와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오후 대구 달성군 유가읍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두 사람은 윤 당선인, 박 전 대통령 회동에 배석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전여옥 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윤 당선인의 사저 방문을 "철저한 정치적 만남"이자 "인간적인 화해로 당의정을 입힌,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치적 소화제'"라고 일축했다. 전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당선인은 다음 지방선거에서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인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업적과 좋은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했다"면서 "TK에서 박근혜 영향력에 대해 '정치적'인 인정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전 전 의원은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에 대구시장 경선 후보인 유영하 변호사를 배석시킨 것 역시 '정치적'인 포석이 깔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과 악수하는 이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정치적인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대구발전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는데, '대한민국의 발전'도 아니고 오로지 '대구발전'이라고 못 박았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5월 10일 대통령 취임식 참석 여부는 국민의힘 지방선거 경선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 전 의원은 "그(취임식 참석) 결정은 '유영하 후보 지지율'에 달려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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