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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한국 홈비디오 시장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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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인 미국의 월트 디즈니가 한국의 홈비디오 시장을 포기한다. 홈비디오란 영화,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비디오테이프, DVD, 블루레이, 4K 초고화질(UHD) 등 다양한 저장매체에 담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즈니는 최근 국내 출시한 애니메이션 '엔 칸토: 마법의 세계' 블루레이 타이틀을 끝으로 더 이상 한국에서 DVD, 블루레이, 4K UHD 등의 홈비디오를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에는 월트 디즈니 산하의 픽사, 마블, 루카스필름, 20세기 스튜디오(옛 20세기폭스) 작품들도 모두 포함된다. 디즈니의 국내 총판 에스엠라이프디자인그룹도 인스타그램에 디즈니와 국내 DVD, 블루레이 출시 계약이 종료됐다고 공지했다.
따라서 '어벤져스' '스타워즈' '토이스토리' 등 디즈니가 과거에 만들었거나 앞으로 제작하는 영상물을 더 이상 국내에서는 DVD, 블루레이, 4K UHD 등으로 구입할 수 없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더 이상 디즈니 계열 작품들을 DVD, 블루레이, 4K UHD 등으로 출시하지 않는다"며 "나중에 국내 총판을 새로 선정해 DVD와 블루레이를 한국에 다시 내놓을 가능성도 낮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국내 홈비디오 출시 중단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중단 사유를 (11일에) 문의했으나 현재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디즈니가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시작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플러스'에 전력투구하기 위해 큰돈을 벌지 못하는 홈비디오 사업을 접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OTT 시장은 넷플릭스, 애플의 '애플TV+', 토종 서비스인 왓챠, 티빙 등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그렇다 보니 디즈니는 마케팅 비용을 들여 디즈니 플러스의 연간 이용료를 15% 깎아주는 판촉 행사까지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레이는 국내에서 많이 팔려야 타이틀당 1,500개 안팎"이라며 "디즈니 입장에서 블루레이에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OTT에 투자를 집중하고 싶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문제는 디즈니의 이 같은 결정이 한국에만 적용된 점이다. 여전히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는 디즈니가 DVD와 블루레이 등 홈비디오를 계속 출시한다. 중국은 디즈니가 홈비디오를 출시하지 않지만 우리와 달리 불법복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이용자들 사이에서 디즈니의 한국 홀대론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용자들은 '돈 되는 OTT 때문에 홈비디오 이용자를 버렸다'며 디즈니를 돈만 밝히는 디즈니라는 뜻의 '돈즈니'라고 비꼬고 있다. 일각에서는 디즈니 플러스의 보이콧 주장까지 나와 홈비디오 철수 여파가 디즈니 전체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콘텐츠의 다양성 차원에서 디즈니의 홈비디오 철수를 아쉬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 워너, 유니버셜 등 다른 콘텐츠 제작사들은 여전히 한국에서 DVD와 블루레이를 출시한다"며 "콘텐츠는 브랜드와 문화를 알리는 사업이어서 시장의 규모를 떠나 꾸준히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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