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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기업이 러브콜" 구글도 전략 투자한 스윗의 이주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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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구글이 전략적 투자를 하고 3차례나 소식지로 알린 한국의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있다. 이주환(42) 대표가 2017년 미국에서 창업한 스윗이다. 스윗은 2019년부터 기업들이 업무에 필요한 각종 소프트웨어를 컴퓨터(PC)와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앱)로 제공한다. 구글은 메신저, 문서 작성, 결재 도구, 일정관리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연결해 한 화면에서 다룰 수 있는 '스윗'이라는 이름의 이 협업도구를 '2022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앱'으로 선정했다.
구글만 스윗에 반한 것이 아니다. 구글, 페이스북, 위워크, 대한항공, 티켓몬스터 등 전 세계 184개국 3만7,000여 개 기업 조직이 스윗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미래에셋벤처투자, 하나금융투자, 두나무, 미국의 프라이머사제 등 투자업계에서는 누적으로 400억 원을 스윗에 투자하며 일찌감치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유니콘이 될 것으로 점찍었다. 최근 방한한 이 대표를 서울 삼성동 스윗 한국사무실에서 만나 방한 이유와 성장 배경을 들어봤다.
이 대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며 국내에 매년 한 번씩 들어온다. 그가 최근 갑작스럽게 한국을 찾은 이유는 국내 대기업들의 업무 환경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사업 논의 때문이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6개사에서 스윗을 도입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핵심 계열사 대표들과 이를 논의하기 위해 왔죠. 10대 그룹 중 2개 그룹은 도입을 결정했고 나머지 대기업들도 최종 결정만 남겨 놓고 있어요."
국내 기업들의 스윗 도입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이 대표도 놀랄 지경이다. "대기업들에 왜 그렇게 도입을 서두르는지 물었더니 기존에 자체 개발하거나 외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는데 잘 맞지 않아 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특히 대표들이 스윗을 통해 각종 업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아주 좋아해요."
이런 추세라면 이 대표는 1년 안에 국내 많은 기업들이 스윗을 사용할 것으로 봤다. 그만큼 그는 "아직까지 경쟁사가 없다"며 '스윗 천하통일'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대기업들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시스템 통합(SI) 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그런데도 스윗을 도입하는 이유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다. 스윗에서는 모든 업무가 마우스로 끌어다 놓기(드래그 앤드 드롭)만 하면 된다. 그만큼 보기만 해도 사용법을 대충 알 수 있을 정도로 직관적이다.
스윗은 처리한 일, 지금 하는 일, 앞으로 할 일 등 크게 3가지 영역이 한 화면에 표시된다. 처리한 일을 윗사람에게 보고하려면 해당 업무에서 상사 이름을 선택하면 된다. 새로 계획을 세우면 앞으로 할 일에 끌어다 놓으면 관련 부서에서 쉽게 파악할 수 있고, 지금 하는 일에 협업이 필요하면 대상자들을 선택해 끌어오면 된다. "하나의 소프트웨어 안에서 문서를 만들고 이메일도 보내고 메신저를 하며 영상 회의까지 하죠. 일정을 공유하려면 대상자를 선택하면 됩니다. 결재 라인이 복잡하고 많은 사람과 협업이 필요한 일도 마우스로 간단하게 끌어오면 돼요."
이 대표는 이를 접착식 메모지 '포스트잇'처럼 간단하게 다룰 수 있다는 뜻에서 '디지털 포스트잇'이라고 부른다. "협업도구인 구글 '워크플레이스'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365'에는 없는 기능이죠. 그러면서 구글 워크스페이스, MS 365와 데이터 호환이 가능해요."
겉보기에 간단하지만 뒤에서 무려 100개 이상의 소프트웨어가 동시에 연결돼 돌아간다. 대기업들이 내부 개발이나 외산 소프트웨어를 포기하고 스윗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대로 된 협업도구는 초당 15개의 소프트웨어가 한꺼번에 작동해야 합니다. 스윗은 실시간으로 100개의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제어해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사용하며 진정한 협업을 할 수 있다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스윗을 업무용 운용체제(워크OS)라고 부릅니다."
덕분에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카톡)도 하지 못하는 대화 내용의 실시간 수정과 삭제가 가능하다. "카톡은 대화창에서 대화 문장을 삭제하면 '삭제된 메시지입니다'라는 표시가 떠요. 즉 실시간 삭제가 아닌 대화 내용을 상대방이 보지 못하게 가리는 방식이죠. 스윗은 실시간으로 대화 삭제와 수정이 가능해 삭제하면 대화창에서 문장이 바로 사라져요."
스윗 개발을 위해 이 대표는 영리한 방법을 사용했다.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스윗 본체에 남기고 인사, 재무, 영업 등 부서별로 각기 다른 고유 기능을 별도 앱으로 개발해 필요한 사람들만 가져다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장터인 스윗 스토어에 부서별로 각기 다른 기능용 앱이 있어서 가져다 붙이면 됩니다. 해당 기능이 필요 없는 부서는 보지 않아도 되니 깔끔하죠. 덕분에 스윗 본체가 가벼워요."
2019년 3월에 출시된 스윗은 확산을 위해 2년간 무료 제공됐고 지난해 4월부터 유료 전환됐다. 비용은 기업 규모에 맞춰 월 구독료를 내는 정액제 방식이다. "인력관리 기능을 뺀 소기업용은 인원에 상관없이 월 9.99달러를 받고 중견기업과 대기업용은 사용 인원 한 명당 월 19.99달러를 받죠."
이 대표는 스윗이 "다른 소프트웨어보다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여러 소프트웨어를 각각 따로 사면 수백 달러가 들죠. 스윗은 이를 통합해 약 20달러에 제공하니 기업 입장에서 비용을 아낄수 있어요."
매출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성장세다. "지난해 월 반복매출(MRR)이 1,400% 성장했어요. 올해는 이를 뛰어넘어 연 반복매출(ARR)을 최소 200억 원 이상 올리는 것이 목표죠. 내년에 흑자 전환할 겁니다." 구독 서비스의 가늠 지표인 반복매출이란 기존 및 신규 이용자 매출을 합치고 탈퇴 이용자의 매출을 빼는 등 일정 기간 발생하는 변동 매출의 총합이다.
스윗은 정해진 주당 근무시간이 없는 독특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주당 근무시간을 강제하지 않아요. 주당 1시간을 일하든 52시간을 일하든 스스로 정한 목표만 채우면 되죠."
근무시간도 비연속적이다. 일하다가 중간에 볼 일을 봐도 된다. "직원들이 일하는 중간에 나가서 연애를 하거나 파도타기를 즐기다 와요. 이를 글과 사진으로 알리는 게시판도 있어요. 그러면 다른 직원들이 응원을 하죠."
재택이나 출근 여부, 업무시간도 자율이다. "근무시간도 직원들이 각자 정해요. 미국의 경우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하면 시차가 발생하는데 어느 한쪽에 맞추지 않고 각자 편한 시간에 일해요."
특이한 것은 의무 휴가 제도다. "신입에게 연 21일 휴가를 주는데 70%를 무조건 사용해야 다음 해 추가로 1일이 늘어나요. 휴가를 가면 사내 메일과 메신저, 업무 프로그램 접속이 자동 차단돼요. 제대로 쉬게 하려는 조치죠.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된 직원들에게도 집에서 일하지 못하도록 업무 프로그램 접속을 모두 차단했어요."
다른 직장에 흔한 보고와 결재도 없다. 직원들 스스로 각자 업무에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라는 뜻이다. "직원과 상사 사이에 필요한 것은 보고와 결재가 아니라 협업이죠. 아무리 대표라도 모든 업무를 꿰고 있을 수 없어요. 그런 점에서 대표도 직원에게 조언을 구하는 협력자죠."
심지어 입사 3개월 미만의 직원은 신입이든 경력이든 업무 목표를 정하지 않아도 된다. "회사 적응 기간을 줘요. 업무를 익히면 이후 스스로 목표를 정하죠."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인간성 회복을 회사의 목표로 정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직원들이 일터에서 인간성을 되찾도록 도와야 한다고 봐요. 직장에서도 각자 자율적으로 일하고 성취감을 느끼며 즐겁게 사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거든요."
그렇다 보니 이직한 직원들은 곧잘 문화 충격을 느낀다. "대기업에서 온 직원들은 처음에 일을 시키지 않고 보고도 받지 않으니 안절부절못해요. 하지만 기업 문화에 익숙해지면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겠다고 해요. 특히 20, 30대 MZ세대들이 좋아하죠."
서울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어려서 플라스틱 모형을 만드는 프라모델과 게임 덕후였다. "초등학생 때 프라모델 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TV에도 출연했어요. 게임도 아주 좋아해 취미로 프로그래밍을 배웠죠. 그래서 스윗 개발에 직접 참여했어요."
첫 창업은 2012년 교육용 앱 개발 회사였다. "영어 교사들이 앱을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노코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를 만들었어요. 당시 노코드라는 말도 없던 시절에 너무 앞서가면서 잘 안 됐죠." 노코드란 프로그래밍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다.
하지만 실패가 약이 됐다. 노코드를 연구하면서 스윗의 바탕이 된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관련 시장이 발달한 미국으로 건너갔다. "가족의 생계가 걸려서 절대 망하면 안 된다는 절심함을 갖고 갔어요. 지금도 절실해요."
그는 1년 반 동안 샌프란시스코와 새너제이 주변의 기업 수십 곳을 찾아갔다. "한 기업당 두세 번 이상 찾아가 직원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지 일일이 살펴봤죠. 그렇게 협업에 필요한 요소들을 배웠어요. 스윗은 앉아서 머리 속으로 구상한 게 아니라 발품을 팔아 만든 소프트웨어입니다."
올해 이 대표는 스윗에 여러 기능을 추가해 해외 시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우선 스윗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기능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노코드 기능을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 선보인다. "기업들이 노코드로 개발한 앱을 스윗 앱장터에 올려 사고팔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이 과정에서 스윗은 수수료 매출을 올릴 수 있죠."
직원과 부서의 목표를 정하고 과정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OKR 기능도 3분기에 내놓는다. "OKR는 목표 달성 과정을 따라가며 확인할 수 있어요. 기존 기업들이 도입한 핵심성과지표(KPI)는 목표와 결과만 보여줘요. 하지만 구글 등 미국 IT기업들이 사용하는 OKR는 과정까지 파악할 수 있죠. 이를 통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했는지 알 수 있어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지원 언어도 늘어난다. "스윗은 영어와 우리말 두 가지를 지원하는데 연말까지 11개 언어를 추가해 13가지로 늘어납니다. 스윗 앱장터에서 지원하는 화폐 종류도 언어에 맞춰 늘어나죠. 진정한 세계화가 되는 것이죠."
여기 맞춰 현지 법인과 직원을 순차적으로 늘린다. "현재 한국과 미국 합쳐 130명이 근무해요. 이 중 개발자가 60명이죠. 올해 한국 직원을 200명, 미국 직원을 70명까지 늘려 총 270명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다국적 직원들의 협업을 위해 통역사까지 따로 뽑았어요."
그의 개인적 꿈은 직원들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이다. "직원들이 여유 있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4, 5년 뒤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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