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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검수완박' 검사들 집단 반발에 '고립무원'

입력
2022.04.11 16: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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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수 총장에 법무부 검사들마저 반기
朴 운신 폭 좁아져... 대응책 내기 어려워
"검수완박 본질은 공정한 수사… 주객전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을 추진하면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조직 내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민주당 출신 장관이라 '검수완박'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검찰의 집단 반발에는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박 장관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 법안의 본질은 검찰 수사 공정성의 문제"라며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공감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양념으로 공정성을 논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며 "법관에게 좋은 재판을 위한 방편으로 사법권 독립이 있듯, 검사에게는 좋은 수사가 본질이고 그를 위한 방편의 문제가 논의되는 것이다. 주객이 전도돼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특히 검찰의 집단 반발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는 "(검찰이) 일사불란하게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걸 보며 좋은 수사, 공정성 있는 수사에 대해선 왜 일사불란하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 8일부터 김오수 검찰총장을 중심으로 전국 고검장 및 지검장 회의를 잇따라 열고 '검수완박' 저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박 장관은 검찰의 집단 반발에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김오수 검찰총장마저 반기를 들었고, 박 장관을 보좌하던 법무부 소속 검사들도 등을 돌린 상태다. 박 장관 입장에선 법무부 안팎으로 지원군이 없는 셈이다.

박 장관도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법무부 검찰국의 검수완박 우려 입장문이) 저와 상의할 틈도 없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면서 "법무부 장관이 어떠한 역할을 하기에는 입지가 너무 좁아졌다"고 말했다.

법무부 사정에 밝은 검찰 관계자는 "정권 말에 검찰 조직의 명운이 걸린 이슈와 관련해 박 장관에게 대응 전략을 제안하는 검사가 없는 상황"이라며 "박 장관이 아이디어를 내더라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법무부 참모들인데, 지금은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전날 '검수완박'과 관련해 "이재명 전 대선 후보와 문재인 대통령 측근을 보호하기 위한 것"라고 언급하자, 박 장관은 "곧 집권 여당이 될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고 검찰 출신"이라며 "그러면 검찰로 하여금 정치 보복을 하겠다는 것인가. 저는 그렇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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