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경제팀, 과거 재경부서 '한솥밥'..."모피아 귀환" 지적도

입력
2022.04.11 17: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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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장관 때 추경호·최상목은 핵심 과장
예산 관료에 밀렸던 모피아, 경제 전면에
규제 완화 등 'MB노믹스 시즌2' 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최상목(왼쪽) 간사와 기획조정분과 추경호 간사가 3월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 추경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최상목(왼쪽) 간사와 기획조정분과 추경호 간사가 3월 3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 추경 관련 브리핑을 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다음 달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팀은 2006년 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 전신)에서 한솥밥을 먹은 관료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민간·시장 중심의 경제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전망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에서 예산 관료에 밀려 홀대받던 모피아(재무부의 영문 약자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귀환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3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의 경제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 국정 2인자로 선택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총괄할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한덕수 재경부 장관을 상사로 두고 호흡을 맞췄다. 당시 재경부 핵심 부서인 금융정책국 내 금융정책과장을 맡았던 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관료로 승승장구한 후 국회의원 배지도 두 번이나 달았다.

금융위원장 1순위 후보인 최상목 인수위 경제 1분과 간사도 2006년 추 후보자와 함께 재경부 금정국에서 증권제도과장으로 일했다. 서울 법대 출신으로 경제뿐 아니라 법 논리도 탄탄했던 최 간사 역시 보수 정권에서 기재부 1차관을 지내는 등 탄탄대로를 걸었다.

이들은 2008년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었을 때 같은 재경부 관료였던 강만수 전 기재부 장관이 그랬듯, 강력한 친시장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추 후보자는 전날 "기업 발목을 잡고 있는 모래주머니를 벗겨 드리겠다"며 규제 완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전봇대로 상징되는 규제 대못을 뽑겠다고 한 'MB노믹스'의 시즌2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재정 중심의 정책을 설계한 문재인 정부 시절 예산 관료보다 주목받지 못했던 모피아가 경제 전면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재경부 출신 관료가 정부 요직을 독차지하는 시대가 다시 찾아왔다는 의미다.

관가는 추 후보자, 최 간사와 함께 2006년 재경부 금정국에서 각각 보험제도과장, 은행제도과장을 맡았던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과의 인연도 눈여겨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현 정부에서 금감원장, 기재부 1차관에 임명됐는데 정 원장의 경우 윤 당선인 정책 색깔과 비슷해 유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반면 김 전 차관은 최근 저서 '격변과 균형'에서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등 추 후보자, 최 간사와 정반대 경제 노선을 걷고 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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