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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보육에만 집중하나...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에 여성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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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조직개편 대상 1호인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김현숙 대통령 당선인 정책특보가 지명되자 여성계가 술렁대고 있다. 김 후보자가 인구·가족 정책 전문가라 보건복지부 기능을 끌어오는 확대 개편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돌봄이나 보육 이외의 여성정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11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으로 출근하면서 여가부 조직개편과 관련해 "당선인 뜻도 받들고 국민 여러분 의견도 수렴하겠다"며 "야당 목소리도 경청하면서 다 함께 지혜를 모아 새 시대에 맞는 부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로 저출산과 맞물린 고용, 복지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보육 지원과 여성 노동공급 상관관계, 보육재정 관리방안, 출산율 제고정책 효과성 등은 그의 연구 단골 주제다. 애초 김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 후보로 거론된 배경이기도 하다.
그의 경력을 따져보면 여가부 주요 정책 방향이 저출산·고령화, 가족 구성 다양화 대응으로 틀어질 수 있다. 복지부가 하고 있는 인구·보육 정책과 여가부 가족 정책이 합쳐지며 덩치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여성계에서도 보육, 돌봄 등 정책이 복지부와 여가부로 찢어져 정책 효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다양한 형태의 가족까지 아우를 수 있는 큰 부처가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김 후보자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으로 지내던 시절에 주목한다. 당시 '저성과자 해고'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다 결국 실패로 끝난 노동개혁을 주도했었다. 김 후보자의 여성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건 아니지만, 저출산 문제로만 몰두하는 보수적 견해가 읽힌다는 게 여성계 해석이다.
김 후보자가 설계한 윤 당선인 공약만 봐도 이런 성향이 뚜렷이 드러난다. 난임 치료비 지원, 돌봄 사업 확대, 부모급여 지급 등 여성 관련 공약은 대부분 출산, 육아에 쏠려 있다. 여성을 저출산 정책 대상으로만 한정하면 다른 성평등 기능은 쪼그라들거나 다른 부처로 옮겨가 사실상 밀려나게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부 한 관계자는 "보수적 성향이 세고 복지 중에서도 저출산 문제에 집중해 온 분"이라며 "가족과 인구대책 중심으로 개편된다면 유리천장 해소, 성별 사회·경제적 격차 분석 등 구조적 성차별을 고쳐보고자 해 왔던 업무는 확 줄어들 것 같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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