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경제팀에 실세 정치인 전진 배치...'文 정부 규제' 뒤집기 가속

입력
2022.04.10 20:00
수정
2022.04.10 20:08
5면
구독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 등 경제팀 내각 인선
문재인 정책 비판한 시장주의자 공통점
정부 주도→시장 주도 U턴 예고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덕수 총리(오른쪽 끝부터) 후보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의 발표를 듣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초대 내각 명단을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덕수 총리(오른쪽 끝부터) 후보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윤석열 당선인의 발표를 듣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의 초대 경제팀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온 실세 정치인들이 대거 지명됐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꺼려하는 시장 친화적인 인물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부동산과 금융 전반에 펼쳐져 있는 문재인 표 규제들이 크게 완화되거나 철폐될 전망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부총리를 포함한 8명의 내각 인선안을 발표했다.

경제정책 전반을 책임질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낙점됐다.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이창양 카이스트 교수가 지명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날을 세워 온 시장주의자라는 것이다. 새 정부가 경제 정책 기조를 정부 주도 성장에서 민간 위주로 180도 바꿨음을 선언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정책 선회는 문재인 정부의 실책인 국가채무 급증과 부동산 문제, 물가정책에서부터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당장 이날 추 후보자는 내각 인선 발표 첫 기자간담회에서 “시장의 기능을 존중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며 “재정은 최소한의 보완적인 역할에 그쳐야지 재정을 집중 투입해서 일자리를 만들고 성장을 견인하는 식의 운용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방만 재정을 비판하며 재정 정상화를 예고한 것이다.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할 국토부 장관에 원 전 지사가 지명된 만큼, 규제로 일관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도 수술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대표 규제 완화론자인 원 지사는 양도소득세·보유세·임대차 3법 폐지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등을 주장해왔다. 제주지사를 맡고 있던 지난해 4월에는 "무리한 공시가격 현실화에 따른 징벌적 과세를 그만둬야 한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과 손잡고 ‘공시가격 검증위원회’ 설치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임대차 3법·공시계획 현실화 계획 전면 재검토,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다수의 규제완화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원 전 지사와 한팀을 이뤄 부동산 정책을 조율할 추 후보자도 이날 "부동산을 인위적으로 누르면 결국 폭발하기 때문에 세제 정상화, 재개발·재건축 규제 일정 부분 완화 등 시장 기능과 논리에 충실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부동산 규제 완화에 힘을 실어줬다.

산업부 장관 후보자인 이 교수 역시 정부의 과도한 지원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올해 2월 펴낸 ‘정부 지원은 중소기업이 성장을 꺼리게 만드는가’ 논문에서 “정부 지원은 부작용이 있으므로 기업규모가 아니라 혁신 노력을 기준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 정부가 경제부처 장관에 실세 정치인을 발탁한 건 경제정책과 부동산 문제 등 당면 과제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추진 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거대 야당과의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발표에선 금융위원장과 대통령실 경제수석 인선이 빠졌으나, 이들 자리에도 소득주도성장 등을 비판해 온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과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변태섭 기자
김동욱 기자
박경담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