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키운 스트레스, 회복하려면?

[전문의 건강 칼럼]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상황이 떠오르나요? 상황이 너무 빨리 변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려우면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겪게 되지요.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맞닥뜨리면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value)를 추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상황이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의 성격과 범위, 잠재적 영향력 등에 대해 나름대로 정보을 얻으려고 찾아 헤매게 되지요. 이런 과정에서 불안해지면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자신이 듣는 정보를 맹신하게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상황에서는 우리를 인도해 줄 믿을만한 나침반을 필요하고 이를 찾으려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나 자신의 관심과 염려를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방향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내 미래를 어느 정도 예측해 스스로 조절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지나친 자신감은 오히려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는 걸 저해하지요. 또한 과도한 조심성도 두려움 때문에 상황을 애써 외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처럼 스트레스에 짓눌리는 대신 '회복 탄력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한 첫 단계는 호기심과 상황 변화 가능성에 대한 열린 마음, 상황을 정교하게 관찰해 당면한 스트레스 상황을 지각하고 직면해야 합니다.

두 번째 단계는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자신의 일상과 지인들, 우리를 둘러싼 세상, 자신의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 검토해야 합니다.

세 번째 단계는 예상된 위기를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이를 실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완벽히 준비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화불단행(禍不單行)이란 말이 있듯이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스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적절히 대처하며 문제 해결 역량을 높이려면 아래 항목들을 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1. 위기 대처 방안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는 힘이 회복 탄력성의 근간입니다.

우선 가능하다면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을 예측해야 합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기본 대처 방안과 이를 적용하는 법을 마련해야 합니다. 미래에 생길 위기의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예상해 계획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미리 마련해 둔 기본 대처 방안과 위기 발생 시 실시간 도출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을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2. 스트레스 상황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ㆍ사용하기 위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현재의 스트레스 상황은 내가 추구하는 가치(value)와 연결돼 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검토: 일/직업, 친밀한 인간 관계, 교육/학습 등의 개인적 성장, 건강/신체적 자기 관리, 오락/여가, 사회생활, 가족, 영성, 지역사회/환경/자연 등등. 현재의 생활과 가치 추구에 미치는 근본적인 중요성과 영향력의 정도를 검토해야 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영향 받는 일/관계/대상/집단의 유지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를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지, 계속 발전시키고 싶은지 혹은 대체 가능한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3. 스트레스 상황을 대처해 달성하려년 성취 가능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것: 간명하고, 적절한 판단과 실제적인 이해에 기반한, 지금 상황에서 유의미한 것 △측정 가능한 것: 중요한 가치를 표상해 동기 부여가 가능한 일 △성취 가능한: 수긍할 수 있고 도달 가능한 일 △적절한 판단에 기반해 실제적이고 유용한 일을 정하고, 확률이 적은 것에 매달리지 말고, 수행에 필요한 요소/장비를 갖추고, , 성취한 성과/결과에 기반해 적절한 시간 내 끝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합니다.

4. 스트레스를 겪은 뒤 상황이 조절되면 위기 대처 경험을 검토하고 배워야 할 점을 확인합니다. 다시 비슷한 위기 상황이 나타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앞으로 발생할 위기에 대해 대처 방안을 마련해 둡니다.

윤제연 서울대병원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