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가래·호흡곤란이 갑자기 생겼는데… 폐 속 공기주머니 생긴 ‘폐기종’ 때문?

입력
2022.04.10 19:20
수정
2022.04.11 07:4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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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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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면서 호흡기 질환 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미세먼지도 늘어나면서 폐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 가운데 평소 나타나지 않았던 호흡기 관련 증상이 보이면 병원을 찾아 폐 상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폐기종(pulmonary emphysema)’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폐기종은 정상 폐포벽 등 폐 조직이 파괴되면서 폐포 공간이 확장되고, 폐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폐 안에 커다란 공기주머니가 생기는 병이다. 폐기종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심장 질환, 암, 혈관 질환 등과 관련 있기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폐에는 폐포가 많이 있어 폐기종이 많이 늘어나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60세 전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폐기종으로 인해 COPD가 발생하면 15㎝ 정도 거리에 있는 촛불도 입으로 불어서 끄기 힘들 정도로 폐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곤란 증상이 지속된다. 이 밖에 기침, 체중 감소 등이 생기기도 한다.

정상인 폐는 고무풍선처럼 탄력성이 있지만 폐기종 환자 폐는 잔뜩 늘어나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한 번 폐로 들어간 공기가 제대로 빠지지 않고 새로운 공기가 들어가지 못해 산소 공급과 이산화탄소 제거가 원활하지 않아 숨이 차게 된다.

변민광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기종의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인, 장기간 흡연자, 장기간 폐렴 환자 등에서 많이 발병한다”며 “영ㆍ유아 때 걸린 호흡기 질환으로 폐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생긴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고 했다.

폐기종 진단을 받으면 호흡기내과 전문의가 흉부 X선 검사와 가슴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폐기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폐활량 검사로 폐 기능 상태 등을 파악한다. COPD로 악화되지 않았다면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고 추적 관찰과 금연 등 생활 습관 개선으로 병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기종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항생제나 기관지 확장제, 스테로이드제, 객담 배출제, 산소 요법 등 대증 요법으로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그치고 있다.

최후의 수단으로 폐 이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폐기종 환자는 특히 심장병이나 고혈압 약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이런 약 가운데 기도를 좁게 하는 성분이 있어 환자의 호흡곤란을 더 악화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폐기종에 걸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금연해야 하며, 간접 흡연도 피해야 한다. 적절한 수분 공급과 습도를 조절해야 한다. 대기오염이 심한 곳을 피하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도록 한다. 특히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유행성 인플루엔자(독감)나 폐렴을 막기 위해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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