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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특화한 '윤핵관' 권성동... 첫 일성부터 "강한 여당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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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 없는 협상력은, 힘 없는 평화다.”
8일 차기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권성동(강원 강릉) 의원이 밝힌 향후 대(對)야 협상 기조다. 172석 절대 과반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식물 정부’가 될 수 있는 여소야대 국면에서 되레 ‘강한 여당’을 선언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약, 집무실 용산 이전에 반대한 점 등을 사례로 들며 “합리적 주장을 거대 야당이 수용하지 않으면 결기가 필요하다”고 의지를 다졌다.
권 원내대표가 여소야대 난제를 돌파할 해법으로 꺼낸 카드는 ‘국민 여론’. 그는 “결국 기댈 곳은 국민이다. 국민 지지가 뒷받침되면 협상력이 제고되고 설득하지 못하면 협상력은 제로가 된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당과 대화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국민 여론을 버팀목 삼아 민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권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내건 슬로건(국민 편에 서는 강한 여당)부터 그렇다. 향후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비롯한 내각 인사청문회,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등 주요 현안마다 여야의 첨예한 대립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실제 정치 이력을 봐도 권 원내대표를 규정하는 핵심 키워드는 전투력이다. 검사 출신인 그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법무비서관을 지낸 후 2009년 10ㆍ28 보궐선거(강릉)를 통해 여의도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후 19ㆍ20ㆍ21대까지 내리 4선을 했다. 권 원내대표는 3선 때까지 주로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등 여야의 전장 격 상임위원회에서 야당을 상대하는 공격수를 도맡았다. 야권 관계자는 “과거 인사청문 특별위원회와 각종 국정조사 특위의 단골 멤버였을 정도로 제대로 맞붙는 싸움닭 스타일”이라며 “성격도 직선적이고 호전적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여소야대 지형에서 여당 원내대표는 싸움만 잘한다고 박수 받는 자리가 아니다. 압도적 국민 지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회는 공전할 수밖에 없다. 지략과 추진력, 치밀한 협상 전략 등 다양한 덕목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권 원내대표가 저돌성만 고수할 경우 민주당의 반발에 가로막혀 윤석열 정부의 국정동력이 초반부터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반대로 여야 관계의 ‘훈풍’을 점치는 시각도 있다. 권 원내대표는 ‘윤핵관(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 맏형으로 불린다. 강릉 출신인 그는 외가인 강릉에 자주 놀러 온 1960년생 동갑내기 윤 당선인과 10대 초부터 알고 지냈다. 윤 당선인이 지난해 3월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후 대권 도전을 결단하고 처음 공개 만남을 가진 국회의원도 권 원내대표였다. 대선 기간 권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과 가장 가까우면서 ‘쓴소리 보좌역’도 자처했다. 지난해 10월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김씨의 대국민 사과를 끝까지 밀어붙인 이가 그였다.
두 사람의 이런 남다른 인연을 감안할 때 ①윤 당선인과 수시로 직접 소통이 가능하고 ②직언도 마다하지 않는 권 원내대표가 대야 협상에서 사실상 전권을 갖고 접점을 찾아갈 수 있다는 논리다. 권 원내대표 자신도 “수직적 당ㆍ청 관계의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저”라며 “할 말은 하는 강단으로 대통령과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는 여러 상임위를 두루 거치며 민주당 인사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면서 “특유의 호탕하고 서글서글한 리더십이 있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호흡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 역시 “박 원내대표는 저보다 선수는 아래지만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대화를 나눌 정도로 친분이 있다”며 “협치를 조심스레 기대한다”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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