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조각 시계' 늦어지나... "확인할 게 많다"

입력
2022.04.0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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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8일 "여러 가지 확인할 것이 많아 비서실장 인선이나 내각 구성이나 인사에 시간이 더 걸린다"고 말했다. 10일로 예고됐던 첫 내각 인선 발표가 늦어질 거라는 뜻이다. 인사 검증 진행 속도가 더디다는 게 윤 당선인 측 설명이다. 탄핵 사태로 국민의힘이 궤멸 위기에 처했다 5년 만에 정권을 창출한 만큼, '인재풀'이 충분하지 않은 것도 윤석열 정부의 조각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다.

검증보고서 지연에 발 동동... 10일 발표 힘들 듯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오찬 이외엔 별다른 공개 일정을 잡지 않고 조각 구상에 주력했다. 그는 오후에 퇴근하면서도 "아까 말했듯, 인사가 조금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고민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역시 “10일 내각 등 인선을 발표할 수 있을지는 9일이 돼 봐야 알 것 같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측은 10일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을 필두로 장관 후보자 여러 명을 발표할 준비를 해 왔지만,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장 실장은 “경제부총리 한 사람만 발표할 수 없고, 최소한 7, 8명 정도는 발표해야 하는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사실상 정해졌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인선 상황을 잘 아는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인사 검증 보고서 도착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개인적 인연이 별로 없는 사람은 윤 당선인이 만나야 할 필요도 있어 길어진다"고 했다. 윤 당선인이 점찍은 인사가 입각을 고사하거나 검증에서 걸려 새 인물을 찾아야 하는 등 인사 프로세스 전체가 지연되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투표를 마친 후 후보자인 권성동(가운데)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추경호(왼쪽)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 참석해 투표를 마친 후 후보자인 권성동(가운데)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경제·외교안보 라인은 후보군 좁혀졌는데...

검증이 길어진다는 건 현재 거론되는 인선안이 출렁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진 경제와 외교ㆍ안보라인에도 변동이 생길지 주목된다. 8일 현재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금융위원장엔 최상목 전 기재부 1차관이 가장 유력하다. 국방부 장관으로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이 거명되고, 외교부 장관은 박진ㆍ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최종 경합중이다.

나머지 부처는 여전히 복수의 후보군이 거론된다. 행정안전부 장관엔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이철규ㆍ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이 거명된다. 법무부 장관 하마평엔 한찬식 전 서울동부지검장과 조상철 전 서울고검장 등 전ㆍ현직 검찰 인사들이 올라 있다. 폐지가 미뤄진 여성가족부 장관엔 김현숙 당선인 정책특보와 박순애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 등 전문성 있는 여성 인사 배치가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엔 정철영 서울대 교수가 유력하나, 안 위원장과 가까운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도 함께 언급된다.

민정수석·정책실장 폐지 확정... 靑 인선도 '속도'

대통령 비서실 참모 인선은 변수가 더 많다. 청와대 조직 개편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슬림한 대통령실’ 기조 아래 민정수석과 정책실장은 폐지가 확실시된다. 대신 새로 설치되는 대통령 직속 민관합동위원회에서 주요 정책 의제를 다루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책통' 비서실장이 인선되면 비서실장이 최종 정책 조율 기능까지 담당할 수 있다.

정책실장 산하 3수석 중에선 일자리수석을 없애고, 경제ㆍ사회수석은 ‘대통령실보좌관’ 등으로 명칭을 바꾸거나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장제원 비서실장은 “대통령실 인선 절차도 지금 시작돼 윤 당선인이 계속 관련 내용을 보고받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유빈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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