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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윤핵관' 권성동 택한 국민의힘… '윤석열당' 시동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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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62·강원 강릉) 의원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8일 국회에서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검사 출신 4선 국회의원인 권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첫 여당 원내 사령탑 자리를 예약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죽마고우이자 정치적 최측근으로, 이른바 '윤핵관(윤 당선인의 핵심 관계자) 그룹'에 속해 있다.
'영남 정당'인 국민의힘에서 강원 출신 원내대표가 나온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국민의힘이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 당선인에게 힘을 몰아주며 '윤석열당'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뜻이다.
권 원내대표의 일성은 "국민 편에 서는 강한 여당"이었다. 그는 "역대로 여당과 정부가 엇박자를 내면 정권 연장에 실패했다"면서 "당정 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경선 직후 축하 전화를 걸어 "당정이 환상의 호흡으로 국민만을 위한 원팀이 되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해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었다.
원내대표 투표에 참여한 의원 102명(재적은 110명) 중 81명이 권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 줬다. '비윤핵관'으로 분류된 3선 조해진(경남 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의원은 21표를 기록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선 3등에 머물렀지만, 1년 사이 압승의 주인공이 됐다. 여의도 정치 경험이 없는 윤 당선인을 확실하게 뒷받침하라는 게 당심의 명령이었던 셈이다.
권 원내대표는 "윤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쓴소리도 하고 할 말도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4선 의원을 하는 동안 협상력과 전투력을 두루 쌓았다"며 여소야대 정국을 돌파할 '강한 원내대표'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권성동 체제' 출범으로 국민의힘 권력 지형은 격변을 예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한동안 계파가 희미했으나, 친윤계(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류로 부상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윤핵관의 핵심인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 대통령직인수위에 차출된 윤한홍 의원, 이철규 의원 등은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후 당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원내대표 후보군에 올랐던 김도읍·김태흠 의원 등이 줄줄이 경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친윤 그룹의 부상을 알리는 신호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내에 주류가 없다는 건 당이 질서 없이 오합지졸이라는 뜻이 아니겠느냐"며 "윤석열 정부를 만들기 위해 뛰었던 의원들이 마음이 맞아 함께 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과의 '오찬 정치'로 스킨십을 늘리며 서서히 그립을 잡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대통령이 여당을 장악하지 못하면 국정이 헛돌 것이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여름 대선후보로 영입돼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그와 국민의힘이 '완벽한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낙승하지 못하면, 윤 당선인과 측근들이 책임론에 휩싸일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권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1순위 과제로 "지방선거 승리"를 꼽았다.
'비윤'의 목소리는 한동안 잠잠해질 테지만, 사라지는 건 아니다. 계파가 없는 조해진 의원이 21표를 얻은 것을 두고 "비윤의 불씨가 남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대선 이후 인수위와 내각 인선 과정에서 소외된 의원들은 윤 당선인과 윤핵관 그룹에 불만을 품고 있다. 윤 당선인의 행보에 실망을 표하는 의원들도 있다. 윤 당선인과 윤핵관 그룹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언제든 불거질 수 있다는 의미다. 조 의원은 "집권당이 청와대와의 관계에서 종속화, 무력화, 거수기화가 돼선 안 된다"는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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