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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결혼하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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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준 30대 전체 미혼율이 42.5%라고 한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결혼은 하고 싶어 하는데 쉽지 않다고 아우성이다. 왜 현재 결혼 적령기 세대에게 결혼은 쉽지 않을까?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퐁퐁남'이라는 단어가 크게 화제가 되었다. 많은 연애를 해 본 여성이 결혼할 때에는 경제력을 보고 사랑 없는 결혼을 하고 남편은 외벌이를 하면서도 경제권이 없는 경우, 이때 남편을 두고 파티는 이미 끝났는데 너는 '설거지나 했다'고 조롱하는 의미에서 퐁퐁남이라고 한다. 호구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높은 물가나 집값 때문에 힘든 세상인 데다 퐁퐁남 같은 개념이 퍼지면서 맞벌이 선호 경향은 더 커진 것 같다. 남성들의 입장이 이해가 간다. 하지만 커리어를 가진 여성으로서 나도 최근의 낮은 혼인율과 출산율이 이해가 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최근 두 번의 연애는 짧게 끝났다. 작년에 만났던 그는 다정하고 재밌는 사람이었다. 같이 있으면 즐거웠고 '티키타카'가 잘 맞았다. 자신은 가정적인 사람이고 딸바보가 될 거라고 했다. 하지만 나와 안 맞는 점도 있었는데 그는 결혼하면 여자가 할 일, 남자가 할 일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그는 아내가 요리를 해주기를 원했다. 특히 아침밥을 꼭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아침을 잘 안 먹는 편이어서 아침밥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했더니 힘들게 일하러 가는 남편이 안쓰러우니 사랑으로 챙겨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업 주부 할 것도 아니고 나도 일하는데 왜 아침이 내 전담이어야 하는지 의문이었다. 게다가 나는 메이크업 시간도 걸려서 아침에 더 바쁠 게 뻔했다.
그는 내 생각을 좋아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챙겨주던 것처럼 다시 아침을 챙겨 먹고 사는 인생은 이제 없는 거냐며 슬퍼했다. 당시 그 일은 나의 타협으로 넘어갔지만 이런 대화가 반복되었고 계속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가 내가 일하는 것을 싫어한 것은 아니었다. 맞벌이 자체는 좋아했고 돈도 내가 더 잘 벌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커리어고 그가 원하는 것은 적당히 맞벌이하면서 가정을 챙겨주는 사람이었다. 결국 이별을 말하던 날 그는 말했다. "너는 결혼하기 쉽지 않을 거야. 남자들의 70%는 여자가 돈 잘 벌고 능력 있는 것보다도 가정적이기를 원하거든."
나는 그 평가가 억울했다. 지금도 시간을 쪼개 남자 친구를 일주일에 서너 번은 만난 만큼 당연히 가족이 생겨도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그 다음에 만난 사람은 전 사람과는 달리 가부장적인 면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조차도 너는 커리어 욕심이 많은데 지금은 괜찮지만 아이가 생기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할 말이 없었다. 같은 직무 남선배들은 결혼해 아이도 있는데 여선배들은 미혼인 걸 보며 가정적이라는 것의 기준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높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덜 사랑해서 그랬을 수도 있다. 그들도 나도 스스로를 바꾸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결국 각자의 길을 간 것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로 유명한 MZ세대 아닌가. 스스로가 소중한 건 당연한 일이다. 나는 앞으로도 결혼이 쉽지 않고 우리 세대의 혼인율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불길한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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