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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세 확신한 정부, 곧 코로나 감염병 등급 내린다

입력
2022.04.08 18:30
수정
2022.04.08 21:2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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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회복 추진 가속도... 고위험군 보호 관건
코로나 병상 줄이며 의료체계 전환 준비
다중이용시설 내 취식 허용 여부 검토 중
내주 '포스트 코로나 대응 체계' 발표 예정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뉴스1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이 벚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하고 있다. 뉴스1

확진자 발생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정부가 현재 1급인 코로나19의 법정 감염병 등급 하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등급을 내리면 격리가 완화하고 치료비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을 보호할 체계부터 치밀하게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코로나비상대응특별위원회가 제안했던 '고위험군 패스트트랙'과 실내 경기장 취식 개선안을 비롯한 '포스트 코로나 대응 체계'를 논의하고 있고, 이르면 다음 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2급으로 내려가도... "대응방식 급변은 없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지난 상황에서 방역·의료체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사회적 부담은 줄여나가야 한다"면서 "감염병 등급 조정에 대해 늦지 않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6일 등급 하향 검토를 공식화한 데 이어, 일반 의료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검토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

법정 감염병은 심각도, 전파력 등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분류된다. 각 등급은 △감시와 보고 체계 △격리 여부와 조건 △치료비 지원에 차이가 있으며, 등급이 낮을수록 관리에 필요한 행정력이나 비용이 크게 감소한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을 비롯한 17종이 속한 1급은 의료진이 감염을 인지한 즉시 신고해야 하고, 환자는 음압시설에 격리되며, 치료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8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8일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코로나19는 환자가 급증하면서 집에서 격리한 채 치료받는 등 이미 1급 기준과 일부 다르게 관리되고 있다. 접종완료자에게는 치명률이 4급인 독감 수준이다. 하지만 접종 효과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고, 미접종자도 있다. 그래서 2급으로 내릴 가능성이 높다. 결핵, 수두를 비롯한 21종의 2급 감염병은 발병 이후 24시간 이내에 보고하면 되고, 일부만 격리나 치료비 지원이 이뤄진다.

다만 코로나19 등급이 내려가도 당장 일괄적으로 격리가 풀리거나 치료비 지원이 중단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관계자는 "결핵은 2급이어도 치료비를 지원하고, 독감은 4급이더라도 고령층 예방접종이 무료"라면서 "급작스레 대응 체계를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험군에 부정적? 긍정적?

등급이 내려가 관리 체계가 헐거워지면 당장 걱정은 고위험군이다.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 비중이 20%를 넘을 만큼 고위험군 환자는 여전히 많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도 고위험군 진단이나 치료제 투여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사망자가 매일 수백 명씩 발생하는데, 등급을 하향할 경우 현실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며 "고위험군 치료 체계를 탄탄히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반대로 등급 조정이 오히려 고위험군 보호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고위험군이 격리된 채 치료를 제대로 못 받아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다"며 "등급 조정으로 격리 조건이 완화된다면 대면진료가 활성화해 고위험군에 더 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생활치료센터, 감염병전담병원도 축소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한 시민이 휴대폰으로 벚꽃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윤중로를 찾은 한 시민이 휴대폰으로 벚꽃 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정부는 일상 의료체계 전환의 일환으로 가동률이 10~30% 수준인 중등증 병상(감염병전담병원), 경증·무증상 병상(생활치료센터)도 줄이기로 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유지비용과 투입자원에 비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적정 수준으로 코로나 병상을 감축하고, 여유 자원을 일반 진료 등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등증 병상은 오는 18일부터 전체의 약 30%인 7,000여 개를 단계적으로 일반격리병상으로 바꾼다. 이 병상에는 일반 환자, 외래진료센터나 일반 병·의원에서 의뢰받은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한다. 생활치료센터는 재택치료가 어려운 노숙인 등을 위한 필수 병상만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 폐지한다. 이곳의 의료 인력 일부는 중환자 진료나 요양병원 등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는 인수위 요청에 따라 서울 고척스카이돔 같은 실내 경기장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 내 취식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포함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과 포스트 코로나 대응 체계를 이르면 내주 발표할 예정이다.

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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