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헬기 이륙 30초 만에 해상 추락... 2명 사망·1명 실종

입력
2022.04.08 14:20
수정
2022.04.08 23:1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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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정에 대원 내려놓고 돌아오다 마라도 해상서
이륙 30~40초 만 추락...'기상 악화' 원인 아닌 듯
文 대통령 "실종자 수색·구조 총력 다하라" 지시


8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대회의실에서 박제수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이 제주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해경 헬기 추락사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대회의실에서 박제수 제주해경청 경비안전과장이 제주 마라도 남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해경 헬기 추락사고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 마라도 남서쪽 370㎞ 해상 남해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 추락사고는 경비함정에서 이륙하자마자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는 의미다. 이 사고로 탑승자 4명 중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박제수 제주해양경찰청 경비안전과장은 8일 제주해양청 브리핑을 통해 "사고 헬기는 이륙 직후 30∼40초 만에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비함정에서도 사고를 목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해경은 사고 헬기 동체를 인양하는 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사고 헬기는 지난 7일 오전 10시쯤 대만 서쪽 30㎞ 해상에서 예인선 '교토 1호'가 조난당했다는 접수를 받고 수색구조를 위해 급파됐다. 이후 해경 함정에 중앙특수구조단 대원 6명과 장비를 지원한 뒤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추락했다.

8일 오전 1시 32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370㎞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 해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8일 오전 1시 32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370㎞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 해경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이 헬기는 7일 오후 9시 15분 김해공항에서 이륙했고, 1시간 뒤인 10시 16분쯤 제주공항에서 급유한 뒤 오후 11시 9분쯤 제주에서 출발했다. 이날 오전 0시 53분쯤 마라도 남서쪽 370㎞ 해상에서 경비함정 3012함에 착륙했다. 구조대원 6명은 3012함에 내렸고, 항공유를 보충한 헬기는 오전 1시 32분쯤 이륙해 부산으로 향하던 도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상으로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현지 기상 상황은 남동풍이 초속 2∼4m로 불고 파고 1m, 시정 5해리 내외여서 그리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3012함이 고속단정을 내려 추락 위치 인근에서 오전 1시 47분쯤 기장 최모(47) 경감을 구조했다. 이후 오전 2시 10분쯤 부기장 정모(51) 경위와 전탐사 황모(28) 경장을 차례로 구조했지만 숨진 채였다. 정비사 차모(42) 경장은 실종됐다.

최모 기장은 다발성 골절과 출혈 등이 있는 상태로 공군 헬기에 실려 제주로 이송됐다.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대원들은 부산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8일 오전 1시 32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370㎞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추락한 헬기와 같은 기종인 S-92 헬기.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8일 오전 1시 32분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370㎞ 해상에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대 소속 헬기(S-92)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추락한 헬기와 같은 기종인 S-92 헬기. 제주해양경찰청 제공

사고 해역에서는 실종자 수색작업이 한창이다. 해경 대형함정 6척과 해군 함정 4척, 남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선 등이 투입됐다. 제주해경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날 조난신고가 접수된 교토 1호에 대한 수색도 진행 중이다. 사라진 교토 1호에 승선한 6명은 모두 한국 국적이다. 현재 대만 구조당국의 함정과 헬기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으며, 해경도 수중 수색을 위해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잠수지원함이 특수구조팀 15명 등 31명을 태우고 현지로 출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순직 해경에 대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실종자의 신속한 수색과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조난당한 우리 국민들의 구조를 위해 가용전력을 총동원하라"로 지시하는 한편 부상당한 최 기장의 쾌유를 기원했다.

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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