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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최측근 유영하 출마선언 해놓고 두문불출, 왜?

입력
2022.04.08 06:00
수정
2022.04.08 07:41

대구 두류역 인근 건물에 텅 빈 선거사무소
선거조직 공약 메시지 정상 가동 안 돼
박근혜 전 대통령 '후광효과' 의존 지적
8일 오전 7시 언론공지방에 동영상 예고
11일 오후 2시 선거사무소 개소식 후 본격 활동

대구 달서구 두류동 유영하 변호사 선거사무소 내부가 텅 비어 있다. 류수현 기자

대구 달서구 두류동 유영하 변호사 선거사무소 내부가 텅 비어 있다. 류수현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지 일주일이 되도록 잠잠하다. 선거사무실은 텅 비어 있고, 선거 조직과 공약, 메시지 전달 등 어느 것 하나 예비후보다운 구석을 찾아보기 힘들다. 유 변호사는 뭘 하고 있을까.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출마선언 이후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대구 달서구 두류동 두류역 인근 12층 빌딩의 6층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했다. 지난해 초 준공된 이 빌딩은 1층 무인커피판매점과 김밥가게, 12층 사무실을 제외한 2~11층이 텅 비어 있던 곳이다.

이 건물 7~11층 외벽에는 '49년의 그리움! 고향의 품은 따뜻했습니다' 등의 문구가 쓰인 유 변호사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하지만 건물 엘리베이터나 계단에 선거사무소의 위치를 알리는 표시가 전혀 없어 타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7일 오후 찾은 이 건물 6층 선거사무소 내부에는 가로 세로 90x180㎝ 크기의 책상 2개와 의자 12개, 컴퓨터와 프린터기 각각 1대, 임시로 설치한 책상 3개, 회계책임자 자리와 안내석 등이 전부였다. 기껏해야 선거용 포스터 10여 개와 현수막 등이 벽면을 둘러가며 붙어 있는 정도였다. 유 변호사 측 관계자는 "두류역 일대가 젊은이들의 왕래가 잦고 대로변에 있어 가시성도 뛰어나다"고 말했으나 정상 가동되는 선거사무소로 보기는 힘들었다.

유 변호사의 선거조직도 미완성이다. 홍보담당자나 사무장 등 선거조직의 필수인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선대위원장을 맡은 서상기 전 국회의원의 명함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사무실에는 지지자 5, 6명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운동원도 없고 사무실도 비어 있어 출마한 것이 맞는지 의도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유 변호사는 당초 지난 1일 출마선언에서 △대구를 디지털 데이터산업의 거점도시로 만들고 △제2 대구의료원을 건립하며 △복지 확대 △(가칭) 대구문화예술복합센터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그 후 공식 행보는 없었다. 일부 언론에 인터뷰를 한 것이 외부 활동의 전부다. 유 변호사는 "공약이 완성되면 따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할 것"이라고 했지만 출마선언 일주일이 다 되도록 감감 무소식이다.

이에 대해 대구에서는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후광효과'에만 기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 변호사는 출마선언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고, 그 후 언론 인터뷰에서도 "박 전 대통령께서 후원회장을 맡아 주시니까 후광이 없다고는 부인하지 않는다"며 후광효과를 인정하기도 했다.

유 변호사 측은 준비할 시간이 촉박해 선거운동 돌입이 늦어진다고 말했다. 서상기 선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께서 퇴원하시고 사저에 오신 게 불과 2주"라며 "출마를 결심하고 사무소를 얻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촉박했고, 조직과 공약도 이제서야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유 변호사는 조용히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서 선대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 자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 변호사는 8일 오전 7시 동영상을 하나 올리겠다고 단체 언론고지방에 예고했다. 그는 오는 11일 오후 2시에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7일 유영하 변호사의 선거사무소가 있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한 빌딩에 선거용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류수현 기자

7일 유영하 변호사의 선거사무소가 있는 대구 달서구 두류동의 한 빌딩에 선거용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류수현 기자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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