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나선 '윤석열 친구' 권성동 "윤심 잘 알면서 쓴소리도 할 수 있어"

원내대표 출마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국민 눈높이 맞는 당정 조율에는 제가 적임자"
"저도 4선 중진... 윤핵관 표현 지양해달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권성동 의원이 7일 "저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깊은 신뢰 관계를 형성했고 지금까지도 할 말은 다 해왔다"고 말했다. 집권 1년차 여당 원내대표는 당선인의 국정 과제를 국회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쓴소리하기에는 자신이 적임자라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8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권 의원 외에 조해진 의원도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권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벗어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제가 적임자"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의원은 "저는 윤 당선인의 철학과 핵심 공약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라면서도 "동시에 가장 직언과 쓴소리를 많이 한 사람이기도 하다. 이런 점이 원내대표로서 장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가 돼서 역대 정권 실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 사진기자단

우선 정권 초반 당이 청와대에 종속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역대 정권이 실패한 이유는 당을 (청와대)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시켰기 때문"이라며 "제가 원내대표가 되면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긴장을 유지할 부분은 유지하며 당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원내대표 출마에 윤 당선인의 의중이 담겼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 앞으로 "윤핵관이라는 표현은 지양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핵심 측근은 맞지만 자기 정치를 하는 "4선의 중진 국회의원"이라는 말이다. 권 의원은 "제 판단에 의해 윤 당선인을 도운 것이지 권력이나 이익을 탐하는 관계자로 묘사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원내대표 출마가 거론됐던 김태흠 의원이 충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것 역시 "당대표, 원내대표가 출마를 권유했지만, 3선 의원인데 본인 의사가 중요하지 누가 권유해서 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처럼, 새 원내대표에게는 과제가 쌓여 있다. 윤 당선인이 핵심 공약으로 강력하게 추진 중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해 권 의원은 "용산으로 이전하고 청와대가 개방돼 많은 국민들이 관람하게 된다면 여론은 충분히 반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청와대를 해체한다는 건 역사적 과업"이라며 "그런 과업은 아주 결단력 있게 빠르게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도 밝혔다.

소상공인 지원 50조 원 공약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 압력 때문에 민생 문제 해결을 못 한다는 거는 본말이 전도돼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약속했던 자영업자 지원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선 당시 우리 후보도 국민적 약속을 했고 이재명 후보도 약속한 부분이라 민주당도 반대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국채 발행은 만약 한다 하더라도 최소화하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한덕수 송곳 검증은 대찬성... 민주당 집권 때와 기준 같아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송곳 검증'을 예고한 것에 대해서는 "철저히 검증하자는 주장에 대찬성"이라면서도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적절하지 않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권 의원은 "검증 기준이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와 같아야 할 것"이라며 "다른 기준을 적용하려 든다면 내로남불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노무현 정부에서도 승승장구했던 분인데 민주당 정부가 도덕성과 자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총리로 지명하지는 않았을 것 아니냐"라는 말이다.

대선 전 민주당이 제안한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 개편은 "지방 선거가 50일 조금 더 남았다"면서 "50일 앞두고 선거구를 획정한다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선거구 개편을 자신들이 주장했다고 해서 선거를 목전에 둔 지금 시점에 일방적으로 처리하는 건 졸속"이라고 반대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