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영 "거짓 해명 이유는...홍선영은 방송 NO" (인터뷰①)

가수 홍진영이 6일 새 디지털 싱글 '비바 라 비다'를 발매한 가운데, 1년 5개월 만의 컴백을 앞두고 대면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IMH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냥 제가 모두 잘못한 거죠"

가수 홍진영이 1년 5개월 만에 다시 대중 앞에 섰다. 어쩌면 데뷔 이후 가장 큰 부담감을 안고 복귀를 알렸을 그의 첫 마디는 자신의 과오에 대한 솔직한 사과였다.

홍진영은 지난 6일 오후 6시 새 디지털 싱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발매했다. 실로 오랜만의 서 그는 지난 4일 대면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본지와 만났다.

오랜만에 취재진 앞에 선 그의 모습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단연 몰라보게 핼쓱해진 얼굴이었다. 오랜 공백만큼 길었던 마음 고생을 대변하듯 이전 활동기에 비해 한층 야윈 모습에 우려가 들기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마음 고생이 최고의 다이어트더라"는 농담과 함께 담담한 미소로 취재진을 맞았다.

오랜 공백 끝 복귀를 결정했지만 이는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지난 2020년 석사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이며 활동을 전면 중단했던 만큼 여전히 차가운 대중의 반응을 무시할 수 없었던 탓이다. 당시 홍진영은 '표절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대학 측이 해당 논문을 표절로 잠정 결론, 그의 석·박사 학위를 취소하며 더욱 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1년 5개월 간 자숙은 이어졌지만 활동 당시 솔직 당당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홍진영에 대한 대중의 배신감은 상당했다. 지난달 홍진영이 컴백 소식을 공식화 한 이후 대중의 반응이 분분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부담은 홍진영 본인에게도 상당했다. "오랜만에 신곡으로 컴백을 하게 됐다"고 입을 연 그는 "사실 부담도 굉장히 컸고 '컴백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란 고민도 많이 했다. 그만큼 굉장히 부담스러웠고 사실 이 자리도 굉장히 부담스럽다"라는 솔직한 마음을 밝혔다.

"언니 홍선영, 방송 할 마음 없어"

본격적인 복귀를 알린 홍진영이 무엇보다 먼저 전해야 할 이야기는 자신이 야기한 일련의 사태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진심어린 사과였다. 오랜 고민 끝 취재진을 마주한 만큼 이날 그는 가감없이 자신의 지난 과오와 이에 대한 반성,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앞서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뒤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바 있지만, 사태 이후 그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냥 제가 다 잘못한 거예요. 제 과오로 인해 저를 믿어주시고 사랑해주신 대중분들께 실망감을 안겨드렸다는 것에 대해 그저 죄송한 마음뿐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그 일(논문 표절 의혹)이 터지고 나서 SNS에 변명글을 올렸던 건 제가 너무 급하게 생각했던 탓이었어요. 사실 당시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딱히 주변에서도 조언을 구할 곳이 없다 보니 미숙한 대처로 더 큰 실망감을 드린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컸어요. 이 모든 일이 제 부족함으로 인해 일어난 거죠. 당시에는 '이렇게 이야기(해명)를 하면 조금이라도 대중분들의 실망감이 덜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에 변명을 해야겠단 생각이 앞섰어요. '이대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게 더 실망하시지 않을까'란 걱정을 했던 거죠. 결과적으로 그 선택조차 제가 잘못 판단했던 일이었던 거고요."

자숙 초반 SNS에 일상을 담은 사진 등을 게재하며 각종 추측을 낳기도 했던 그는 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 때가 논란이 있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그 땐 사실 제가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 처음으로 잠도 못 자고 그러니까 제 정신이 아니더라고요. SNS에 글을 올렸을 때가 대부분 밤 늦은 시간이었는데 막상 글을 올리고 나니 '복귀 수순' 등의 보도가 나오더라고요. 그제서야 '아차' 싶은 마음이 들어서 그 이후론 휴대폰을 아예 안 보고 살아왔어요."

이후 오랜 자숙 기간을 거쳐 복귀를 알렸지만 그조차도 친언니인 홍선영과 관련한 이슈와 맞물리며 부정적인 눈초리를 받았다. 앞서 홍선영은 한 방송사의 대선 개표 방송 중 윤석열 후보(현 대통령 당선인)의 자택 앞을 찾아가 환호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는 동생이 논문 표절 논란으로 인해 자숙 중인 상황에서 언니인 홍선영이 보인 행보가 다소 경솔했다는 비판을 낳았다.

이에 대해 홍진영은 "언니가 저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변에서도 (관련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가족이다 보니 사실 어떻게 하기가 어렵다. 그 일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라 주워담을 수도 없었다. 그 이후 언니도 제게 미안해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해당 사건 이후 홍선영의 반응을 고백했다.

앞서 언니 홍선영과 함께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에 출연했던 홍진영은 쏟아지는 비판 여론 속 향후 홍선영이 방송에 나설 의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제가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에 언니(홍선영)에게도 방송 섭외가 많이 온 것 같아요. 어느날 언니가 제 방에 와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는 연예인도 아니고 일반인인 만큼 앞으로 방송 같은 활동엔 전혀 관심이 없다. 나 때문에 동생이 욕 먹는 것이 너무 슬프고 속상하다'며 괜히 자신 때문에 매번 제가 피해를 입는 것 같아 힘들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일각에서는 '언니가 관종이다' 이런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 몸집이 조금 커서 더 튀는 경향은 있어도 본인 자체가 관심을 받거나 방송을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은 없는 사람이에요."

"가족 경영설, 전혀 사실 아냐"

복귀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만큼 예민한 질문들이 쏟아진 가운데 홍진영은 활동 전 취재진 앞에 선 이유를 밝혔다. IMH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날 인터뷰에서는 예상대로 그의 논문 표절, 언니 홍선영과 관련한 잡음 등 다소 예민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복귀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만큼 이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그가 활동 전 취재진 앞에 선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런 자리가 맞는지, 아닌지. 물론 이 인터뷰가 제게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 저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루머들이 많이 돌더라고요, 이런 자리가 있어야 그런 오해들을 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인터뷰를) 하게 됐어요. 여기에 나서기까지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어제도 잠 한숨 제대로 못 잤는데, 그래도 제가 앞으로 계속 가수 활동을 할 거라면 언젠가 한 번은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을 인터뷰까지 감행하게 만든 것은 꼭 해명하고 싶었던 각종 루머들이었다. 그는 "가장 해명하고 싶었던 오해는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큰 고민 없이 '가족 경영'에 대한 소문을 언급했다.

"항간에 떠돌았던 가족 경영설에 대해 꼭 해명하고 싶었어요. 그건 처음부터 없던 사실이에요. 처음부터 100% 제가 가지고 있는 회사였죠. 아무래도 언니와 친하고 관계도 좋다 보니 그런 이야기들이 나온 것 같아요. 일(논문 표절 논란)이 불거지기 전부터 가족 경영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이걸 누구에게 해명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왜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언니와 함께 예능에 출연하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싶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죠. 언니는 밥 먹을 때만 가끔 회사에 오는데, 그 모습을 보고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싶기도 했고요.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들었죠. 지금에서야 확실히 해명을 하자면 소속사 경영에 있어 가족들이 개입한 부분은 전혀 없어요. 저를 제외한 가족들이 가진 회사 지분 역시 일체 없고요."

"논란 후 자숙, 지인 반응에 당황"

일련의 사태들을 거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활동 전면 중단이라는 상황을 맞이했던 홍진영은 "사실 첫 6개월 정도는 뭘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정신을 못 차렸다. 굉장히 여러가지 심정이 들었다. 그 사이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고 힘들었던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휴식기를 갖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지더라고요. 굉장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저를 되돌아 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어요. (자숙 기간 중) 일 때문에 우연히 지인에게 전화를 했던 적이 있는데 예전과 달리 굉장히 퉁명스럽게 받으시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정말 친하고 관계가 좋다고 생각했던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당황스러웠죠. 이번 일을 겪으면서 의도치 않게 주변 사람들도 많이 걸러지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감사한 건 주변에 계속 힘이 돼 주신 최소한의 분들이에요. 그분들이 함께해 주신 덕분에 힘을 얻고 조용히 반성을 하며 지낼 수 있었죠."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