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공포' 없이 인슐린 투여 가능해졌다…서울대병원, '체내 이식형' 약물 주입기 개발

입력
2022.04.06 19:55
수정
2022.04.0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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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 이식으로 피부 위에서 손가락으로 클릭하면 정교한 양의 약물이 방출된다. 서울대병원 제공

단 한 번 이식으로 피부 위에서 손가락으로 클릭하면 정교한 양의 약물이 방출된다. 서울대병원 제공

매일 자가 주사로 약물을 투여해야 하는 당뇨병ㆍ고도 비만 등 만성질환자의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체내 이식형 약물 전달 디바이스’가 개발됐다.

최영빈(의공학과)ㆍ조영민(내분비대사내과) 서울대병원 교수팀은 한 번의 체내 이식으로 정교한 양의 약물을 간단히 체내에 주입할 수 있는 ‘이식형 약물 전달 디바이스’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당뇨병이나 고도 비만과 같은 만성질환자는 치료를 위해 인슐린 등 약물을 매일 3~4회 자가 주사 투여한다.

바늘을 통한 자가 주사 약물 투여는 바늘 공포증ㆍ통증ㆍ감염ㆍ찔림 사고 같은 불편함을 일으킨다.

특히 전체 환자 가운데 20~30%는 극심한 바늘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 또한 바늘 주사에 대한 환자의 부정적 심리 때문에 정해진 스케줄에 의도적으로 약물을 투여하지 않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에 바늘 주사를 대체하기 위한 체외 착용형 약물 주입기가 개발됐지만, 오랜 시간 피부에 접착제 스티커로 부착하고 있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또한 이런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이식형 약물 주입기는 디바이스 배터리 교체를 위한 큰 이식 수술이 반복적으로 필요했다.

이에 연구팀은 단 한 번의 체내 이식으로 버튼 클릭을 통해 약물을 정확하고 손쉽게 주입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버튼 클릭 수를 다양하게 해 약물 용량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장치 안에는 리필 포트와 약물 저장소가 장착돼 있어 의료진의 정기적인 주사를 통해 여러 회 투여량의 약물을 보충할 수 있다.

또한 크기가 작아 국소마취로 이식할 수 있어 환자 부담이 적으며, 무(無)전원 기계식 구동으로 교체하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체내 비만ㆍ당뇨병 관련 약물 주입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기존 바늘 피하 주사 약물 투여군 △디바이스 이식 버튼 클릭 약물 투여군으로 나눠 동물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약물 투여 효과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해당 디바이스가 기존 바늘 주사 방식을 대체할 수 있음을 뜻한다.

또한 디바이스를 56일간 이식하고 평가했을 때 특이한 이물 반응이나 독성은 발견되지 않아 해당 장치의 안전성을 확인했다.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에 약물을 바늘 주사로 투여하던 방식을 탈피해 환자 스스로 편리하게 약물을 주입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이식형 약물 전달 디바이스를 통해 환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공학자협회(AIChE)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Bioengineering & Translational Medicine’ 3월호에 실렸다.

최영빈(왼쪽)·조영민 서울대병원 교수

최영빈(왼쪽)·조영민 서울대병원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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