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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쇼크' 10년 만에 4%도 뚫었다... 서민 생활 더 팍팍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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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년 만에 4% 벽을 넘어서는 등 '물가 충격'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이 실물 경제에 본격 반영됐기 때문인데, 물가를 끌어올릴 국내외 요인이 산적해 있어 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나친 물가 상승세가 경제불안을 야기하는 인플레이션발 경제 위기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를 기록한 뒤 올해 2월(3.7%)까지 다섯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나타내다, 결국 4%대로 올라선 것이다. 4%대의 물가상승률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이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 가격이 1년 전보다 6.9% 올랐다. 2008년 10월(9.1%)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특히 공업제품 중 석유류 가격이 같은 기간 31.2%나 뛰었다.
올해 1월 초만 해도 배럴당 80달러 안팎에 불과했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인 지난달 8일 2008년 8월 이후 최고가인 배럴당 123.7달러까지 치솟는 등 국제유가가 급등한 여파다.
이에 따라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2월 0.79%포인트에서 3월 1.32%포인트로 0.53%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0.4%포인트 오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유가가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소비 회복과 국제 곡물·농축수산물 수입 가격 상승으로 외식물가도 6.6% 뛰었다. 1998년 4월(7.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공식품 상승폭(6.4%) 역시 2012년 4월(6.5%)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문제는 최근 물가상승세가 일시적 요인에 따른 단기 급등으로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우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지수 역시 지난달 3.3% 급등하며 2011년 12월(3.6%)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름폭 역시 지난 1월 3.0%에서 2월 3.2%, 3월 3.3%로 확대 추세다.
물가를 끌어올릴 불안 요인도 산적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국제 곡물 가격도 날로 오르고 있다. 국내 농축수산물 수입가격만 해도 지난해 12월 33.5% 상승한 다음 올해 1월(31.5%)과 2월(31.7%)에도 큰 폭으로 올랐다. 닭고기·밀가루 등 수입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관련 제품가격과 외식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간 기준으론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올해 물가 전망치 2.2%도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미 물가 충격이 현실화됐다고 판단하고, 유류세 인하폭을 법정 최대 한도인 30%까지 확대하는 등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3월 누적 물가상승률이 3.8%에 달하는 만큼 물가 전망치 상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상반기까진 4%대 초중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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