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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불안에 '신중 모드' 돌아선 인수위...재건축 쿼터제도 검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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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후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집값이 들썩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규제를 성급히 풀어 집값을 자극하기보다는 시장 안정화 장치를 함께 마련해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인수위 내부에서 형성됐다.
5일 인수위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현재 거론되는 속도 조절 방안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점 조기화 등이다. 일각에서는 순차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재건축 쿼터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출 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던 집값은 최근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난달 마지막 주 통계를 보면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오르며 10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에서 받은 서울 아파트 거래현황(3월 10~28일)에 따르면 대선 직후 집값이 가장 많이 뛴 상위 아파트 10곳 중 6곳은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구(4곳)와 서초구(2곳)에 있다. 10개 아파트는 직전 최고가 대비 평균 6억9,000만 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신호, 다주택자 보유세 경감대책 예고로 집값이 들썩인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전날 "중요한 지역의 공급을 늘린다는 취지에서 (재건축 규제완화를) 조속히 해야 하지만 그 와중에 가격이 다소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이를 염두에 두고 체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수위도 규제완화 정책이 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해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인수위가 우선적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이미 서울시가 시장 안정 조치로 시행 중인데, 해당 지역 내에서는 실거주자만 거래가 가능하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점을 현재 조합설립인가에서 안전진단 통과 이후로 앞당기는 방안도 향후 검토될 것으로 점쳐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방식인 토지거래허가구역 강화,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시점 조기화 방안이 단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며 "임기 5년 동안 재건축이 테마가 되면 집값은 안 내려간다"고 말했다.
재건축 수요가 몰려 동시다발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이주 수요 폭증 등 부작용이 생기는 만큼 순차적인 진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한 곳을 허가해주고 사업이 끝나면 다른 곳을 허가해주는 지역별 재건축 쿼터제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쿼터제는 2002년 8월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재건축 아파트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다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라는 강력한 규제가 존재하는 한 재건축을 통한 공급 확대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인수위와 정부는 재초환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 공약했던 부담금 부과 기준 금액 상향, 부과율 인하, 비용 인정 항목 확대, 1주택 장기보유자 감면, 부담금 납부 이연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재초환 완화는 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민주당이 버티고 있고, 여론도 어느 한 쪽으로 기운 게 아니라 법 개정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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