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장바구니 물가 줄줄이 급등...고물가에 한숨 짓는 서민들

입력
2022.04.05 18: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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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상승률 6.6%… 외환위기 후 최대
가공식품 10년 만에 최대 상승·서비스도 올라
누적된 유가·곡물가 상승에 수요 요인 겹쳐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생활물가의 대표 잣대인 '외식 물가'와 '장바구니 물가'가 급등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외식 물가 상승은 서비스 물가를 밀어올리는 등 생활물가 전반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서민들의 삶이 향후 더 팍팍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5일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지난해보다 6.6% 상승했다. 외식 물가 지수 상승폭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4월(7.0%)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외식 물가에 포함되는 품목 모두 전년 대비 상승한 가운데 △갈비탕(11.7%) △햄버거(10.4%) △생선회(10.0%) 등이 10% 이상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장바구니에 담기는 가공식품 물가도 줄줄이 올랐다. 빵 가격은 전년 대비 9.0% 올랐으며 △소금(30%) △식용유(21.6%) △간장(18.6%) △밀가루(14.3%) 등 요리에 쓰이는 식재료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생필품, 통신·교통료 등이 포함된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대비 5.0% 올랐다. 지난해 11월(5.2%)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인데, 그 이전에 5%를 넘은 것은 2011년 8월(5.2%)이 마지막이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은 그동안 누적된 유가 상승, 곡물 가격 상승이 이들을 원재료로 하는 식품 물가에 전이된 것이 크다. 특히 가공식품이나 외식 물가는 한번 오르면 다시 낮추기는 쉽지 않은 ‘하방 경직성’을 띠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서비스 물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식비를 제외한 개인서비스 물가는 2.9% 올랐는데, 이 중 대리운전이용료는 지난해보다 12.1%, 영화관람료는 8.0% 올랐다. 목욕탕을 이용하려 해도(6.4%), 택배를 부치려 해도(5.5%) 지난해보다 훌쩍 뛴 계산서를 받아볼 수밖에 없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최근 외식 품목 물가 상승세가 확산하는 추이를 고려할 때 당분간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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