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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원 귀한 줄 모르는 정당과 지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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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은 어떤 곳인가? 세계관을 공유하는 곳이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에 관한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이다. 사회 주요 갈등의 원인과 해결방안에 관한 생각이 서로 닮아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정당은 어떤 곳인가? 정부, 기업, 학교, 시민단체, 종교단체, 언론사 등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다른 기관들이 가지지 못한 고유한 기능인 '공직 선거 후보자 추천=공천'하는 곳이다. 정당법 제2조에 따르면, 정당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다.
당원은 어떤 사람인가? 정당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정당의 비전을 구현할 좋은 공직 후보자를 찾는 과정에 함께하며, 정당 후보가 선거에 당선될 수 있도록 크고 작은 힘을 보태는 사람이다. 따라서 당원은 속한 정당 공동체에서 친구, 팀, 동료, 동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교과서 같은 이야기임을 알고 있다. 현실은 훨씬 더 거칠고 투박하며 시끄럽고 복잡한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시민들이 정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이후, 좋은 정치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며, 그 실천 현장으로 정당을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당과 당원에 대한 교과서적인 정의가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당이 이런 곳이라면, 당원이 이런 존재라면 정당의 세계관을 공유할 프로그램들이 정당 내에 마련되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당이 추구하는 비전과 목표에 대해 들을 수 있는 신규 당원 교육 프로그램이 제공되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사회 주요 갈등 축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해법을 찾아보기 위한 모임들이 정당 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지금 한국 사회에서 이런 프로그램들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혹은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정당은 어디인가.
바란다. 각 정당이, 정당의 지도자들이, 각 당의 공직 후보자들이 신규 당원들을 공천을 받기 위해 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표를 모아주는 도구적 존재로서가 아닌, 정당의 비전과 꿈을 함께 실현해 가는 동지로서 바라보기를 말이다. 우리 사회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겠는지에 대해 함께 의논하는 동료로서 대하기를 말이다.
바란다. 각 정당이, 정당의 지도자들이, 각 당의 공직 후보자들이 좋은 정치를 향한 당원들의 열망을 헛되이 소비하지 않고, 우리 사회 좋은 변화의 에너지로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부지런히 하길 말이다. 이런 일을 하라고 국비로 정당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음을 정당은 꼭 기억하길 바란다.
신규 당원 가입이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에 기쁜가. 부담되지는 않는가. 이들에게 어떤 공간을 내어주고 있는지 내어줄 공간이 있는지, 이들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지 제시할 비전이 있는지, 이들을 어떤 존재로 호명하고 있는지 호명할 이름이 있는지 확인은 했는가.
전대미문의 비호감 대선을 거치면서도 정치혐오의 바다에 빠지지 않고, 정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처럼 정당의 문을 힘차게 두드린 당원들의 열정을 각 정당은, 정당의 지도자들은 부디 귀하게 여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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