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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들은 꿈꿀 수 있어야"… 직장 그만두고 NGO 설립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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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나 문화와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은 꿈을 꿀 수 있어야 하니까요."
김석환(46) 아이들과꿈 이사장은 직장을 그만두고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한 비영리단체를 설립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아이들과꿈은 지난해 6월 출범한 신생단체로, 직원은 김 이사장을 포함해 3명뿐이다.
소규모 단체라고 해서 아이들을 돕겠다는 의지까지 작은 건 아니다. 올해 초엔 학생 작가인 김유빈(19)씨와 함께 아프가니스탄 난민 어린이를 돕기 위한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달 1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만난 김 이사장과 김 작가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돕고 싶다" "세상에 힘이 되는 이야기를 쓰겠다"며 당찬 계획을 밝혔다.
김 이사장은 대학 졸업 후 10년 넘게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았다. 그의 인생이 180도 변한 건 2014년 다니는 교회의 봉사활동에 참가해 인도네시아 최동단 파푸아섬을 찾은 후였다. 김 이사장은 "밀림에 사는 원주민 아이들과 뛰놀며 노래하고, 치료도 해주면서 '이게 나의 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원래 가고자 했던 길로 돌아온 것"이라는 설명도 웃으며 덧붙였다. 대학 때 신학을 전공하면서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졸업 즈음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취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비영리 활동, 그중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겠다고 마음을 굳힌 김 이사장은 이듬해 직장을 그만두고 인도네시아·필리핀 등에서 보건의료 및 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아이들과꿈을 정식 창립했고 올해 2월 첫 정기총회까지 무사히 마쳤다.
아이들과꿈이 가장 집중하고 있는 해외 활동은 터키에 거주하는 아프가니스탄 난민 아이들을 돕는 일이다. 김 이사장은 "사무국장이 NGO(비정부기구) 활동을 오래했는데, 그분이 터키 중부 지역에 있는 아프간 난민학교와 연이 있어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탈레반이 재집권하기 전부터 터키엔 아프간 난민들이 많았다"며 "우리가 돕고 있는 학교엔 700명의 아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엔 난민학교 미술교육을 지원하고자 김 작가와 손을 잡고 컬러링북과 머그컵을 만들어 판매하는 펀딩 사업을 진행했다. 김 이사장은 "펀딩을 통하면 우리끼리만 지원금을 보내는 것보다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참여하는 분들에게 드릴 물품을 고민하다 알고 지내던 김 작가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아프간 소녀 모습이 그려진 머그컵을 디자인했다. 김 작가는 2018년 화상환자 재활을 돕는 컬러링북 제작에 참여했는데 이것 역시 펀딩 물품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목표금액은 50만 원이었지만 이를 훌쩍 넘는 86만 원이 모였다.
아이들과꿈은 국내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도 지원하고 있다. 김 이사장이 직접 취약계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책읽기와 공부방 사업을 운영한다. 그는 "원래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지금은 화상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단체를 설립한 지 1년도 안 된지라 경제적 한계에 부딪힐 때도 있지만, 김 이사장은 아이들을 돕는 일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큰 기관이었으면 지금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도 지원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며 "전쟁이 끝나고 재건할 때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땐 꼭 도움의 손길을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과 김 작가는 서로 돕고 존중하면 전 세계 어린이에게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이사장은 "우리와 문화적으로 다를지라도, 그들을 품어주고 환대하는 게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학에 입학해 웹툰·웹소설 창작을 공부하고 있는 김 작가는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며 "앞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심어줄 수 있는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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