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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2년차 기업들은 웃었다...상장사 매출·순익 '역대 최대'

입력
2022.04.04 19: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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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개 상장기업 분석
삼성전자 빼도 '사상 최대' 실적
인플레, 금리 부담에 올해는 '글쎄'

1일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부산항 감만부두와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들이 2,300조 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전체 상장사 실적을 겨우 떠받쳤던 2020년과 달리, 개별 업종의 실적이 두루 회복되면서 1년 새 순이익만 160% 급증했다. 코로나19 첫해 움츠렸던 수요가 급증한 결과로도 풀이되는데, 올해는 인플레이션 부담에 기업 실적을 바라보는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 2년차 기업들, 매출·이익 '사상 최대'

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95개(금융업 등 제외)의 연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은 2,299조1,18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82% 증가했다. 기업이 실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183조9,668억 원으로 73.59% 늘었고, 비용 등을 뺀 순이익은 156조5,693억 원으로 전년보다 160.56%나 증가했다.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국내 최대 기업이자 전체 상장사 매출액의 12.16%에 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89.09%, 246.36%씩 증가했다. 코로나19 충격의 한복판에 섰던 2020년 삼성전자가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을 겨우 떠받쳤던 것과는 달라진 결과다. 당시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6.4% 감소했었다.

17개 전 업종이 매출 증가세를 보인 가운데, 코로나19 2년차를 맞아 글로벌 소비심리가 되살아난 결과 운수창고업(569.57%)과 섬유의복(118.94%) 등을 중심으로 17개 중 15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늘었다.

기업의 기초체력을 가늠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지난해 8%로 1년 새 2.48%포인트 높아졌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이 8%라는 건 기업이 1만 원어치 물건을 팔면 800원 정도를 남겼다는 뜻이다. 기업들의 건전성도 개선됐다. 지난해 기업 부채비율은 115.92%로, 전년보다 1.49%포인트 감소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그래픽=강준구 기자


유가·환율 급등한 올해 "이익 사이클 하락 불가피"

코스닥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도 크게 개선됐다. 1,048개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8.28%, 39.66% 증가했고, 순이익은 170.96% 늘었다. 특히 정보기술(IT)과 제조업이 각각 246.52%, 112.02% 순이익을 거두며 수익성 개선을 주도했다. 거래소는 "반도체와 부품 등 IT업종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값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등 기업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글로벌 물류대란,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 등 산적한 악재들도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 오미크론 확산이나 예상치를 벗어난 유가와 환율,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투입물가 상승 등으로 이익사이클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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