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도시 부산 태동한 섬·공장·부두에서 펼쳐지는 예술여행 '2022부산비엔날레'

입력
2022.04.04 16:59
수정
2022.04.04 17:35
구독

9월 3일~11월 6일 '물결 위 우리' 주제로
을숙도 부산현대미술관, 부산항 제1부두, 영도, 초량서 개최

오는 9월 '2022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항 제1부두.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오는 9월 '2022부산비엔날레'가 열리는 부산항 제1부두.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 제공

오는 9월 대도시 부산을 태동한 을숙도과 부산항 창고, 영도의 폐공장, 초량의 마을이 예술여행지로 변신한다. 오랜 세월 부산으로 유입되고 밀려났던 '물결 위 우리' 이야기를 통해 공존의 미래까지 모색하는 국제미술전 '2022 부산비엔날레'가 이곳에서 펼쳐지면서다.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9월 3일~11월 6일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과 민간에 처음 공개되는 부산항 제1부두, 영도, 초량에서 '2022부산비엔날레'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부산 서부권과 원도심을 묶는 이들 장소 4곳은 전시 주제를 고스란히 품고 있다. 주제는 '물결 위 우리'다. '물결'은 근대 이후 도시 형성 과정에서 흘러들어오고 밀려난 사람들의 요동치는 역사이자 세계와의 상호 연결을 뜻한다. 우리 삶을 지배하는 기술 환경의 전파에 대한 은유면서 해안 언덕으로 굴곡진 부산 지형과도 겹쳐진다. 이러한 지형과 역사를 딛고 있는 각 개인과 환경이 '물결 위 우리'다. 구체적으론 이주, 여성 노동, 도시 생태계 등을 세부 주제로 삼는다.

한때 분뇨와 생활폐기물 매립지였던 을숙도 내 부산현대미술관, 일제강점기 수탈을 위한 수송로이자 해방 이후 피란민 수송 기능을 담당했던 부산항 제1부두 내 창고(4,093㎡·약 1,238평)가 전시 장소로 낙점된 연유다. 한국전쟁 피란민의 터전이 됐던 영도는 근대조선공업 중심지다. '깡깡이 아지매', 제주에서 이주해온 '영도 해녀'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곳이다. 경사진 산지에 조성된 무허가 판잣집들을 이어줬던 초량의 산복도로 역시 도시 부산의 특성을 반영한다. 김성연 2022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부산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원도심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공간을 방문하고 경험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며 "전시 장소 간 차량 30~40분 거리라서 관람에 도움이 되도록 동선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날 소개된 참여 작가는 30대와 80대까지 고루 분포한 7명(팀)의 한국 작가와 5명의 해외 작가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초청된 설치미술가 이미래, 2017 베니스비엔날레 영국관 전시에 참여했던 필리다 발로 등이다. 이들을 포함한 80명(팀)이 최종 참여 작가로 6월 말 공개된다.

김해주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감독은 "부산의 뒷골목 이야기가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되고, 교차하고,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하고, 나아가 서로 다른 우리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단단하게 물결을 딛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했다.

권영은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