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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외교에는 ‘중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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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일본에 제시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방향성은 대체로 명징하다.
한미관계는 '동맹 재건'이라는 큰 틀 안에 한미일 3각 협력 강화와 쿼드(미·일·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산하 워킹그룹 동참을 구체항목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정부 5년간 동맹관계가 약화됐다는 판단에 따라 군사 협력부터 강화하고 글로벌 동맹 수준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에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제시했다. 과거사 갈등에 발이 묶여 미래 협력을 도모하지 못한 문재인·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김대중-오부치 선언(1998년)'을 언급하며 윤 당선인 또한 일본 지도자와의 ‘정치적 대타협’에 나설 의지까지 넌지시 내비쳤다.
반면 한중관계는 안 보인다. 대선 당시 기자회견에서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을 언급한 정도다. 이 부분은 '안보 주권'을 강조한 것으로 봐야지 파탄을 불러올 사안을 한중관계 공약이라 부를 순 없는 노릇이다.
사드 발언마저 빼면, 지난달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언급한 '상호 존중' 정도가 남는다. 외교 정책이라 부르기 민망할 수준의 원론적 담론이다.
동맹 강화를 1순위 외교과제로 내건 만큼 한중 간 냉기류는 불가피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한중 수교 30주년에 기대를 걸어 볼 똘똘한 정책 하나가 보이지 않는 것은 걱정스럽다.
동맹 강화는 쉽다. 미국도 바라고 있다. 반면 한중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동맹을 강화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동맹에 한 걸음 다가갈수록 중국의 반발 수위도 고조된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시작부터 남북대화에 매진했다. 허망한 결과로 끝난 건 남북대화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미국을 설득할 외교력이 모자랐던 탓이 컸다. 북한과 잘해보자면, 그 반대편에 있는 미국과 더 잘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미국과 가깝지 않고 어떻게 지렛대가 생기겠나.
마찬가지다. 동맹을 강화하고 싶다면, 중국의 반발을 최소화할 구상이 절실하다. 차기 윤 정부의 진짜 외교실력은 동맹이 아닌 한중관계에서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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