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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년은 업무공백"… '통상조직 이관' 다툼에 국익손실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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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 간의 차기 정부 통상조직 이관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자칫 국제 통상질서 급변 와중에 국익마저 놓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은 통상조직이 다시 부처를 옮기게 되면 조직 재정비와 업무 인수인계 등에 1년 이상 업무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설사 산업부에 남더라도 갈등의 앙금으로 협력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최근 인수위 안팎에선 산업부 산하 통상교섭본부를 다시 외교부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통상 조직을 둘러싼 산업부와 외교부 간 조직 이기주의도 노골화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17일 전현직 외교부 관리들이 한 포럼에서 통상조직의 외교부 이관을 주장하자, 산업부 측에선 “산업 현장 없이는 탈탄소 등 신통상 이슈를 다룰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또 미국 고위관료가 통상 기능의 외교부 이관을 반대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외교부는 보도 출처로 산업부를 지목하며 “외국을 등에 업고 조직개편 논의에서 이기려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하지만 통상 문제에 긴밀히 협조해야 할 두 부처의 갈등은 다양한 부작용 우려를 낳고 있다.
산업부 내부에선 통상 조직이 다시 부처를 옮길 경우, 최소 1년 이상 업무공백이 발생할 거라는 걱정이 팽배하다. 부처 간 자료 이관 협조가 잘 이뤄진다 해도, 각종 회의 내용과 진척사항 등 실무선의 세세한 업무까지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외교부에서 산업부로 통상 조직이 이관됐을 때도 1년 정도 업무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했다”며 “지금처럼 부처 간 갈등까지 생기면 업무 인수인계가 제대로 되겠느냐”고 했다.
산업부와 외교부는 통상전략 수립의 쌍두마차다. 외교부는 각국 대사관을 통해 상대국의 통상 정보를 수집하고, 고위 정관계 인사들을 만나는 아웃리치 활동을 통해 교섭의 여지를 확보한다. 산업부는 국내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협상 전략을 세우는 식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등 통상환경 급변으로 두 부처가 협력해도 손이 모자랄 판”이라며 “통상 조직을 어디에 둘지는 운영하기 나름인데 양 부처가 조직이나 인원 늘리는 데만 관심이 많아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이관 논의에서는 통상 담당 일선 공무원의 현실도 고려되지 않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통상교섭본부 직원의 70%는 세종시에 거주 중인데, 서울의 외교부로 옮길 경우 대책은 아무 언급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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