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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에도 '특사경' 도입? "검찰권 강화" vs "친기업 역행" 논란

입력
2022.04.0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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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인수위 업무보고서 '공정위 특사경' 언급
공정위의 소극적 전속고발권 행사 대안 거론
전속고발권 두고 검찰-공정위 갈등 빚기도

이용호(왼쪽)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와 유상범 위원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법무부 업무보고에 관한 현안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이용호(왼쪽)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와 유상범 위원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법무부 업무보고에 관한 현안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가 공정거래위원회에 '특별사법경찰관(특사경)'을 배치하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에 보고하면서 검찰-공정위 간 갈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공정위 인력이 검찰의 지휘를 받게 되는 것인데, 공정위 업무 특성상 형벌을 전제로 하는 특사경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업 처벌 강화로도 이어질 수 있어,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3일 인수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업무보고에서 공정거래 관련 공약 이행 방안으로 공정위에 검찰 지휘를 받는 특사경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보고했다.

특사경은 전문 분야 수사를 위해 관할 검사장이 지명하는 일반직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이들의 수사는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 금융위원회에 최근 특사경이 신설됐고, 서울시·경기도 등 지자체와 관세청·식약처 등 중앙행정기관이 특사경을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가 공정위에 특사경을 두려 하는 것은 공정거래 관련법 위반 사건은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는 ‘전속고발권’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정위가 전속고발권을 소극적으로 행사해 종종 공소시효를 넘기는 등의 ‘늑장 고발’ 문제를 지적하며 폐지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 과정에서 전속고발권은 유지됐고, 윤석열 당선인도 공약집을 통해 '엄정하고 객관적인 전속고발권 행사'를 담기도 했다. 검찰 입장에서는 이를 우회할 대안이 필요한 것이다.

공정위가 아직 별도의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에서는 많은 업무가 검찰에 넘어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쟁제한성 등 다양한 경쟁법적 요건을 따져야 하는 ‘경제법’ 특성상 형사 처벌을 전제로 하는 특사경 도입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공정위와 검찰 간의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2018년 공정위 전직 간부의 불법 취업 의혹 수사에 나선 바 있는데, 당시 정부 안팎에서는 이 배경에 전속고발권 관련 갈등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공정위 특사경 도입은 오히려 윤 당선인이 강조해 온 ‘민간 주도의 경제성장’에 역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속고발권이 검찰의 형사 처벌 남용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는데, 특사경이 반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인수위에는 과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에 우려 목소리를 낸 전문가가 여럿 참여해 있다. 경제1분과 박익수 전문위원(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은 논문에서 “(공정거래법 위반에) 무분별하게 형벌을 선택하면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권남훈 전문위원(건국대 교수)도 같은 이유로 전속고발권 폐지를 반대했다.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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