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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규 확진 1만 명 돌파...2년 전 우한 사태 근접

입력
2022.04.03 16:0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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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중국식 제로 코로나 '칭링'
시진핑 3연임 앞두고...
정책 '뒤집기 모험' 하지 않을 듯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된 지역의 여성 상인이 바리케이드 너머로 물건을 팔고 있다. 상하이시는 황푸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사흘 전부터 순환식 봉쇄를 벌이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중국 '경제수도' 상하이에서 3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된 지역의 여성 상인이 바리케이드 너머로 물건을 팔고 있다. 상하이시는 황푸강을 중심으로 도시를 동서로 나눠 사흘 전부터 순환식 봉쇄를 벌이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관리가 위험 수위에 다가서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만3,000명대를 기록했다. 2020년 '우한 폐렴' 사태 이후 하루 확진자가 1만 명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그해 정점을 찍었던 당시 2월(1만5,152명) 기록에 바짝 다가선 상황이다.

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하루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만3,14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8일부로 봉쇄된 상하이와 4주째 봉쇄 중인 지린성이 각각 8,226명과 4,455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의 '경제 수도'격인 상하이는 지난달 28일부터 황푸강을 기준으로 동편의 푸둥 지역과 서편의 푸시 지역으로 나눠 나흘씩 봉쇄하고, 이 기간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일(6,311명) 대비 하루 만에 2,000명 가까이 확진자가 급증한 것도 전수검사 결과가 반영된 탓으로 분석된다.

단, 실제 감염 규모는 훨씬 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 최대 노인요양병원인 둥하이 병원에서 최소 100명의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상하이 당국은 정확한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보고되지 않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폭증하는 감염자를 관리할 의료진이 부족해 코로나 이외 질병을 앓고 있는 환자 수백 명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상하이의 한 병원 어린이병동에 신생아를 비롯한 영유아가 한 병상에 다닥다닥 누워 우는 모습을 전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상하이시 당국은 총 8일간의 봉쇄가 끝난 뒤에도 감염자가 발생한 구역에 대한 봉쇄는 유지할 계획이다.

동북 지역의 지린성 또한 뚜렷한 봉쇄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13일부터 봉쇄에 들어간 지린성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주 한때 1,000명대까지 떨어졌지만 현재는 1,000~2,000명씩 폭증하는 추세다. 인구 2,500만 명의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의료 체계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신규 확진 규모가 2년 전 우한 사태에 근접하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수준의 '제로 코로나' 정책인 '칭링(淸零)'에 대한 회의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중국 공식 매체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서방 매체와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중국은 허망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마지막 국가다", "봉쇄는 봉쇄일 뿐, 방역이 아니다"라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반면 중국이 칭링을 당장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올 가을로 예정된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며 "이에 맞춰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시 주석의 주요 정치적 유산으로 내세우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 '위드 코로나'를 감당할 만한 의료 체계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시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기존 정책을 뒤집는 정치적 모험을 걸 형편이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 중국 관영 매체들은 반발 여론을 의식한 듯 '칭링 옹호'에 나섰다. 신화통신은 지난달 31일 논평에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을 소개하며 "서방 국가의 방역 정책은 잘못됐다"고 주의환기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같은 달 28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인민의 삶을 보호하려는 시 주석의 노력"을 강조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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