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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높은 미군 부대 조사하니...지휘관 “병사가 우선” 인식 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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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서 잇따르는 성범죄와 폭력 사건 등은 부대 지휘관의 잘못 때문이라는 취지의 미 국방부 보고서가 공개됐다. 지휘관들이 폭력 예방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대 임무를 부대원이나 폭력 예방보다 우선시하는 곳에서 더 많은 문제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미 국방부가 미국과 유럽에 있는 미군 기지 2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미 A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 취임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지시로 시작된 이번 조사는 우선 100만 명 가까운 인원을 대상으로 지휘부의 분위기를 확인했다. 그 결과 폭음, 해로운 리더십, 스트레스, 인종 또는 성적 희롱 같은 문제점이 발견된 기지 중 16곳이 조사 대상으로 선정됐다. 또 높은 사기, 포용력, 훌륭한 리더십과 같은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기지 2곳과 결과가 혼재된 기지 2곳도 포함됐다.
예를 들어 스페인에 있는 로타 해군기지의 경우 “(군사 임무 충족이) 해군 부대원의 안녕을 희생하는 것 이상으로 우선시됐다”는 보고서 결과가 나왔다. 대원들이 집단 따돌림, 정신 건강, 성희롱, 인간관계 문제 등을 보고했지만 그들의 임무 필요성 때문에 도움도 제대로 청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반면 모범 사례로 꼽힌 미 켄터키 주방위군 기지에서는 지휘부가 그들의 병사들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병사들이 잘 지내는 것이 임무의 한 부분이지 2순위이고 부차적인 노력을 해야 할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는 것이다.
또 많은 경우 지휘관들이 폭력을 막으려는 생각은 있었지만 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반적인 오해가 있었다고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AP가 전했다.
2020년 미 텍사스주(州) 포트후드에서 복무하던 여군 일병 바네사 기옌(당시 20세)이 상급자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가해자의 협박과 동료의 무관심 속에 결국 살해당하는 일까지 있었다. 기옌 일병 죽음 후에도 군부대 내 살인, 자살이 잇따르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군대 내 폭력 관련 정밀 조사가 강화됐다. 이번 보고서도 이 조사의 일환이다.
보고서는 전담 예방 인력 편성, 성폭력 예방 및 대응 프로그램 확대, 지휘관의 리더십 향상 등을 주문했다. 2023년 예산에도 추가 인력 채용을 위한 자금 지원 항목이 포함됐다. 또 올가을까지 각 기지 후속 방문을 하고, 비슷한 현장 방문과 검토가 2년마다 이뤄질 것이라고 미 국방부는 밝혔다.
부대 내 사건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부하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는 지휘관의 의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범한 진리. 과연 미군은 이 문제를 개선하고 세계 최강 전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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