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친화 식품’으로 고령인 영영 보충을

입력
2022.04.04 17: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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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강윤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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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갓난아기의 분유를 드시는 할머니를 본 적이 있다. 나이가 들면 치아가 약해지면서 딱딱한 음식을 먹기 어렵고, 먹어도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음료를 마실 때 사레가 들리기 쉬워 먹는 양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할머니께서 분유를 드신 이유도 이와 같을 것이다.

이렇듯 음식을 먹기 힘들지만 영양 보충이 필요한 고령인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고령 친화 식품’이다. 우리나라는 저출산ㆍ고령화 사회로 바뀌면서 고령친화 식품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아직 고령 친화 식품 시장은 초기 단계여서 이 분야를 먼저 개척하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상당한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다.

기존 요양원 중심으로 판매되던 연화식(씹기 편하게 무르게 만든 식품)은 일반 소비자를 위한 시장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고, 최근 사레가 잘 들지 않도록 흐름성을 조절한 식품인 점도 조절식도 기준이 마련돼 고령인용 음료로 출시가 가능해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하반기 중 고령인 맞춤형 분유라 할 수 있는 ‘고령자용 영양 조제 식품’을 고령 친화 식품에 추가할 예정이다.

영양 성분을 균형 있게 조정하고, 먹기 편하도록 액상, 겔 또는 물에 타 먹을 수 있는 분말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령인용 영양 조제 식품은 유아용 분유와 차이가 있다. 고령인에게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 함량을 늘리고, 성인병에 좋지 않은 포화지방은 줄이는 식이다.

또 뼈, 면역 기능, 기억력에 도움 되는 영양소를 강화하면서 고령인 기호에 맞는 녹차 맛, 누룽지 맛 등으로 조제할 수도 있다. 남성용은 근력 유지, 여성용은 피부 미용에 도움이 되는 성분을 추가해 맞춤형으로 제조할 수도 있다.

고령인 맞춤형 분유라는 것이 생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대면, 맞춤형, 욜로(YOLO), 배양육 등 익숙하지 않던 단어들이 시장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어느덧 친숙한 단어가 되었듯이 고령인 맞춤형 분유도 곧 온라인 쇼핑몰이나 일반 매장에서 판매되는 등 대중화될 날이 올 것이다.

앞으로 할머니가 분유 마시는 모습을 신기하게 보지 않고 할머니에게 고령인 맞춤형 분유를 선물하는 모습이 익숙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강윤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강윤숙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과장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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