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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약 '세마글루타이드' 체중 13% 감량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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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당뇨병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가 몸무게를 13% 정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로벌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주 성분은 글루카곤유사펩티드-1(GLP-1) 유사체로 2017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돼 현재 해외에서는 활발하게 사용 중이다.
세마글루타이드가 체중 감량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FDA는 지난해 비만치료제로도 승인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팀이 동아시아 성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가 동아시아인에게서 체중을 13% 줄여주는 효과를 확인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2년 넘게 이어지며 비만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복부 비만율이 높은 동아시아인에게서 우수한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 복부 비만은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주요인이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위장관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자극하는 약물이다. 인크레틴은 췌장 베타 세포에서 인슐린이 나오도록 촉진해 위에서 음식물이 장으로 나가는 속도를 늦춘다.
혈당에 따라 인슐린과 글루카곤 분비를 조절해 고혈당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이 효과는 일찌감치 인정을 받아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또한 세마글루타이드는 뇌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 중추에도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을 유지하면서도 체중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수 교수팀은 한국인과 일본인 비만 환자 437명을 대상으로 병원 43곳에서 임상 3상시험을 진행했다. 동아시아인 비만은 ‘BMI가 35㎏/㎡ 이상이면서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제2형 당뇨병 등 비만 동반 질환을 1개 이상’ 갖고 있거나, ‘BMI 28㎏/㎡ 이상이면서 비만 동반 질환을 2개 이상’ 가진 경우다. 임상시험 참가자를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주 1회 2.4㎎ 투약, 주 1회 1.7㎎ 투약, 그리고 위약을 처방해 68주 후 결과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주 1회 2.4㎎씩 투여한 그룹에 속한 환자의 82.9%가 체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의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 13.2% 줄었고, 복부 내장지방량이 40% 감소했다. 투약 후 이상반응 비율이 2.5% 수준으로 안전성도 높게 평가됐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통해 세마글루타이드가 기존 알려진 대로 서양인에게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인에게도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 1회 2.4㎎ 투여하는 경우가 가장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임수 교수는 “지금까지 임상시험에서 체중이 두 자릿수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 약은 세마글루타이드가 처음”이라며 “기존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만큼 혈당 강하와 췌장의 베타세포 보호 효과도 크다”고 했다.
임 교수는 “이 밖에 혈압 감소와 혈관내피세포 기능 개선, 심장 수축 기능 향상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비만과 당뇨병, 심혈관 질환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좋은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랜싯 당뇨병 및 내분비학’ 3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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