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았으니 하와이 갈래요"… 5~11세 코로나 예방접종 시작

입력
2022.03.3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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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확진자 늘지만 접종 예약률은 1.5% 수준
정부 "초기접종자 1000명 건강상태 확인할 것"

만 5~11세 소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간호사가 어린이에게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만 5~11세 소아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서 간호사가 어린이에게 백신접종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이들이 코로나 끝나면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하와이를 꼽았어요. 거기는 백신을 접종해야만 입국할 수 있는데, 오늘 아이들까지 백신을 맞았으니 이번 여름엔 온 가족이 하와이로 여행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5~11세 소아용 코로나19 백신 접종 첫날인 31일 오전, 서울 강서구 미즈메디병원에는 소아용 백신 접종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예약한 이결(11), 이율(10) 형제의 예방접종이 이뤄졌다. 형제의 아버지인 이한보람(43)씨는 "미국에 사는 친구들은 대부분 자녀들도 백신을 다 맞았다고 해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은 크지 않았다"며 "아이들은 독감 예방접종도 주기적으로 맞아왔기 때문에 특별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이결군은 "이제 하와이에 갈 수 있어 좋다"며 다른 친구들에게도 "안 아프니 백신 맞고 맘 편히 학교 가자"고 전했다.

이날부터 전국 소아접종 지정 위탁의료기관 1,200여 곳에서 만 5~11세(2017년생 중 생일이 지난 아동~2010년생 중 생일이 지나지 않은 아동)에 대한 코로나19 소아용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방역당국은 확진 뒤 완치된 아동이라 해도 당뇨, 비만, 만성폐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에겐 접종을 '권고'하되, 그외 보통 아이들에겐 접종을 '자율'에 맡겨둔 상태다. 2차 접종은 1차 접종 8주 뒤다.

이 때문인지 소아 접종 예약자는 이날 기준 4만7,000명으로 예약률은 1.5%에 그쳤다. 이날 0시까지 5~11세 누적확진자 수는 152만여 명으로, 해당 연령대 전체 인구 315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부모가 걱정하는 이상반응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정부는 초기 접종자 1,000명을 대상으로 건강상태 및 일상생활 문제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김민균 미즈메디병원 소아청소년과 주임과장은 "백신 접종 뒤 일주일 정도는 무리한 운동을 자제하고 접종 2, 3일 이후에도 발열이나 가슴통증이 있을 경우 병원에 가야 한다"며 "접종이 고민될 때는 잘못된 정보 때문에 공포심을 갖기보다 소아과 의료진을 찾아 상담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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