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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김현미 겨냥?... '부동산 책임자' 공천 배제, 與 계파 갈등 뇌관 되나

입력
2022.04.01 04: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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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심판받은 정책 책임자 공천 금지"
김두관 "응원한다" vs 신동근 "동의 어렵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에 대한 공천 배제론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 앞서 수도권의 부동산 민심을 의식한 주장이지만, 당 내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무 자르듯 나눌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현 정부에서 민주당 주류였던 친문재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 의견이 커지면서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친문재인계 대 친이재명계' 갈등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지현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자 공천 배제"

화두를 던진 건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권유로 당에 합류한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해 "민주당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6월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 책임이 있는 인사를 공천해선 안 된다는 것으로, 전날 심판받은 정책의 책임자에 대한 공천 금지 원칙을 언급한 것에 이어 이틀째 같은 주장을 밝히고 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선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라는 관측이 다수다.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1가구 1주택 권고' 당시 노 전 실장은, 고가의 서울 반포 아파트 대신 지역구인 충북 청주 아파트를 처분해 '똘똘한 1채' 논란을 자초했다. 김 전 장관도 3년 6개월의 재직기간 중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으나 집값을 잡지 못했다. 노 전 실장은 지난 28일 충북지사 출마를 선언했고, 김 전 장관은 출사표를 던지지 않았으나 전북지사 후보군으로 꼽히고 있다.

김두관 "박지현 응원", 신동근 "동의하기 어렵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당 내에선 찬반이 갈리고 있다. 공천 배제에 찬성하는 측은 '인적 쇄신' 없이는 지방선거 승리도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대선 패배 직후 '이재명 비대위원장' 체제를 주장한 김두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그런 정도의 조치가 아니면 민주당이 반성한다는 신호를 국민께 보여드릴 방법이 없다"며 박 위원장의 발언을 응원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한 민주당 의원도 "김현미 전 장관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한 청와대 수석급 인사에 대해서도 책임론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광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겨냥한 것으로 읽힌다.

반대하는 측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전제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문계인 신동근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부동산 정책 대안도 없이 무조건적으로 부동산 정책 실패이고 책임을 묻겠다는 식"이라며 "이런 접근 방식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도 "국회의원도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관여돼 있는데 어디까지 책임자로 볼지 애매하다"고 했다.

당 주도권 둘러싼 '계파 갈등' 소지

친이재명계인 김남국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선거 실패의 책임을 부동산 정책 실패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자칫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향후 친이재명계와 친문재인계의 주도권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지난해 4·7 재·보궐선거와 이번 대선으로 악화된 부동산 민심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향후 공천 작업이 본격화하면 계파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에 책임 있는 인사에게 계속 기회를 주는 식으로 비춰져선 안 된다"며 "향후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두고 토론할 것"이라고 했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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