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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받은 윤여정의 수어...농인 커뮤니티서 "아쉽다" 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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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이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농인 배우 트로이 코처의 이름을 부르기 전 수어를 하자 국내 누리꾼들과 언론은 그를 극찬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찬사에 국내 농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일부 누리꾼은 아쉬움을 드러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윤여정은 '사랑합니다(I LOVE YOU)'라는 미국 수어를 말하려고 했지만 검지를 미처 피지 못해 'Y'라고 표현되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클립은 해당 장면에서 윤여정이 코처의 수어 얼굴 이름을 표현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수어 이름(얼굴 이름)은 농인 문화에서 쓰는 이름으로 주로 개인의 특징에서 따옵니다. 코처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수어 이름은 'TROY' 혹은 즐겨 쓰는 모자를 가리키는 동작이라고 말한 적 있는데요. 즉 윤여정이 말하고자 한 것은 코처의 수어 이름이 아닙니다.
하지만 티빙의 자막 말고도 여러 언론들도 윤여정이 수어로 코처의 이름을 불렀다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에 누리꾼들은 "농인 배우를 배려하여 수어로 이름을 먼저 불러주다니 감동적이다", "윤여정의 인성을 보고 배우고 싶다", "방송을 보다 울었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사랑한다'를 뜻하는 수어는 코처가 출연한 영화 '코다'에서 자주 나오는데,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도 시상식 내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잘못 알고 윤여정이 코처의 이름을 음성 언어보다 수어로 먼저 불렀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져 나간 것인데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었지만 윤여정의 수어 사용이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 크게 화제를 모으며 다시 한번 입길에 올랐습니다. '코다(CODA)'는 농인 부모의 자녀를 일컫는 말(Children of Deaf Adults)입니다.
수어를 쓰고 트로피를 대신 들어주고 코처가 말하는 동안 수어 통역사가 아닌 농인을 바라보는 윤여정의 매너는 농인과 대화하는 청인(농인이 아닌 사람)으로서 돋보이는 모습이었는데요. 그러나 누리꾼과 언론의 열광은 반대로 한국 사회에서 수어가 얼마나 보편화되지 못했는지를 보여준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인이 수어를 쓰는 것을 선행, 배려, 호의 등으로 포장하는 것을 두고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 왔어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언어를 아는 것이 중요하죠. 하지만 그것이 수어가 되면 인식이 달라집니다. 이는 수어가 제1언어가 아닌 청인이 농인을 대할 때 마치 베푸는 듯한 마음가짐에서 비롯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죠.
영화감독이자 코다 코리아의 대표 이길보라씨는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윤여정의 수어에 대해 "청각 장애인을 위해 수어로 발표했다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고 'I LOVE YOU'라는 수어를 약간 틀린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트로이보다 윤여정 배우가 유명하다는 이유로 그의 태도를 자랑스럽다고 보도하는 건 트로이의 쾌거를 가리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로이 코처는 농인 배우로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남우조연상이자 두 번째 오스카상을 받았습니다. 그가 출연한 코다는 OTT 작품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했는데요. 영화는 코다로 살아가는 인물 '루비'의 일상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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