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폐지 공약 이후 발전 없더라" 尹 인수위 만난 여성단체의 쓴소리

입력
2022.03.31 07:10
수정
2022.03.3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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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
"인수위 여가부 폐지 검토...공약 이상 대안은 없어"
"구조적 차별 없다는 당선인 한계...유리천장 여전"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여성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가운데)이 참석한 여성단체 대표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열린 여성단체와의 간담회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가운데)이 참석한 여성단체 대표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표 공약이었던 여성가족부 폐지를 두고 구체적 추진을 위한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30일 여성단체 대표들을 만났다. 안 위원장은 "여가부를 폐지하되 더 포괄적인 조직을 신설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참석한 여성단체들은 더 강력한 전담 부처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한 원영희 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충분히 의사결정에 참고한다는 긍정의 태도는 보였다"며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안 위원장은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김민문정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이은주 한국여성유권자연맹 중앙회장, 원영희 한국YWCA 연합회 회장 등과 만났다.

안 위원장은 "여가부가 2001년 생긴 이래 많은 역할을 해왔다. 시대도 변하고 역할도 변하는 게 정부 조직 아니겠느냐"며 정부 조직개편을 예고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 "정부조직 개편 방안은 아직 세워놓은 것이 없는 백지상태"라고 못 박은 안 위원장이 "여가부가 어떻게 실질적으로 제대로 기능할지 그 발전 방안은 사회복지문화·기획조정분과가 심도 있게 검토해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인수위 대변인실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원 회장은 "경청하는 분위기는 맞았다. 참여단체 여섯 분 모두가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였긴 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미래 가족부'로 기능을 개편하는 인수위 제안에 대해서는 여성계 인사 대부분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왜 (여가부) 폐지를 반대하는지에 대한 의견을 골고루 전달을 했는데 여성계 기본 입장은 성평등 추진 체계가 구체적으로 구성돼야 되고, 여전히 국가단위 독립 부처가 중요하다는 이면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또 국가지역 단위 성평등 추진 체계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으려면 '지금보다 더 강화된 독립부처가 있어야 된다'라는 게 우리(여성계)의 기본적인 주장"이라고 덧붙였다.

성별 임금격차 등을 고용노동부로 전가하고, 미래 가족부로 편입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 대해서"여전히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말로 저희가 대답을 대신했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이) 부처 기능별로 분산해서 효율성을 확보한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총괄하는 독립부서'가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구조적 성차별 없다는 尹...참 따뜻한 사회 속에서 살아오셨나 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차담회를 하면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차담회를 하면서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특히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 언급했던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참 따뜻한 사회 속에서 살아오신 분이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구조적 (성)차별 개선에 대해서 당선인이 좀 더 강력한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며 "공동체 사회에서 여전히 유리천장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야말로 똑같은 조건에 내놨을 때 늘 피해자는 여성이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공개 간담회 후 임이자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는 "여가부는 여성 외 학교 밖 청소년 등 사회의 사각지대를 보듬는 역할을 해왔다"며 "유사기능을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 여성 관련 권익·지위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더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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