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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길들이기' 나선 北 "김성한·김태효, 사대매국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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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0일 윤석열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관계자들의 실명을 언급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명박(MB) 정부 내내 남북관계를 단절시킨 주역들이 인수위 외교안보 정책을 주도하면서, 윤석열 정부를 ‘MB 시즌 2’로 규정하고 대결 의지를 공고히 한 것이다. 새 정부 ‘길들이기’ 행보이자, 일찌감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떡 부스러기 모아 빚은 것 역시 떡’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간사와 김태효ㆍ이종섭 위원을 거명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에서 외교와 남북관계, 한미동맹 등의 업무를 맡았던 핵심 참모들로, 북한이 지금도 극렬히 반발하는 ‘비핵ㆍ개방3000’ 등 강경 대북정책을 이끌었다. 매체는 인수위원들을 “이명박 집권 시기 역도의 하수인 노릇을 구접스럽게(지저분하게) 해온 극악한 대결광들, 사대매국노들”이라며 “윤석열 정권은 곧 제2의 이명박 정권이 될 것임은 더 논할 여지가 없다”고 공격했다.
북한이 새 정부가 들어서기도 전에 인수위를 조준한 것은 이명박 정부 당시 대립으로 일관했던 남북관계 기억 때문이다. MB 정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하면 대북투자를 통해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올려준다’는 내용의 비핵ㆍ개방 3000 정책을 내걸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체제 붕괴 시도로 여기고 남측을 거세게 위협했다. 하루가 멀다하고 이 전 대통령을 향해 ‘민족 반역자’ ‘살인자’ ‘인간속물’ 등의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북한 당국은 인수위 인적 구성에다 윤 당선인 역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한 강경한 대북관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재현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 매체는 “윤석열 정권이 민족 앞에 씻을 수 없는 죄악을 저지른 역도의 전철을 되밟으려 한다는 것을 명백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신랄한 비판은 5월 새 정부 출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 공세를 통해 북한에 우호적인 대북정책이 수립되기를 바라는 셈법에서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북한이 원하는 수준의 대북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경우, 향후 남북 대립 장기화를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정부 관계자도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직접 들먹인 만큼, 새 정부의 획기적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남북대화 재개의 모멘텀을 엿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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