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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대' 좋아하는 尹… 밀담하며 꼬인 문제 직접 푸는 '윤석열 스타일'

입력
2022.03.31 04: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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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독대 정치'에 한창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정 운영 방향과 관련한 각계 의견을 듣고 모으기 위해 그가 택한 방식은 주요 인사들과의 독대. "1대 1로 만나야 속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다"는 게 윤 당선인의 평소 생각이라고 한다.

안철수·김기현·권영세·김한길… 줄줄이 독대

윤 당선인은 지난 28일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30여 분간 배석자 없이 따로 만났다. '0선'인 윤 당선인은 '4선'인 김 전 원내대표에게 4월 국회 전망과 정책 이슈 등에 대해 세세하게 의견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당선인은 29일 오전엔 김한길 대통령직인수위 국민통합위원장을, 오후엔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안철수 인수위원장과 연달아 1대 1로 면담했다. 인수위 핵심인 3명을 한자리에 모으지 않고 따로 만난 것은 윤 당선인 특유의 스타일이다. 윤 당선인은 3명과 각각 30분~1시간 동안 긴 대화를 나눴다.

윤 당선인은 독대를 깊은 얘기를 나누는 기회로 활용하는 듯하다. 독대 이후 안 위원장은 "내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고, 권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윤 당선인 측은 "인사는 민감한 얘기이기 때문에 윤 당선인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자리를 일부러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내 무료 급식소인 명동밥집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 제공


1대 1 소통 즐기는 尹… 전화도 길게, 텔레그램도 수시로

'1대 1 소통'을 선호하는 건 윤 당선인의 일관된 스타일이다. 대선후보 시절 안 위원장과의 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가 부상할 때도, 당내 대선후보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과의 관계를 풀 때도 윤 당선인은 독대를 요청했다. 검찰총장 시절에도 상급자가 배석하지 않은 채 평검사와 직접 소통하는 자리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얼굴을 마주하기 어려울 땐 전화나 텔레그램으로 직접 소통한다. 윤 당선인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선대본부 책임자뿐 아니라 실무자에게 전화를 걸어 의견을 직접 묻는 일이 잦았다. 윤 당선인이 다변가여서 30~40분씩 전화 통화가 이어지는 일도 많다고 한다. 특히 심야에도 텔레그램 문자 메시지를 일일이 읽으며 참모들에게 피드백을 준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은 "직접 소통해야 날것 그대로 얘기를 나눌 수 있지 않느냐"며 "여러 사람의 얘기를 기탄 없이 듣겠다는 당선인의 의지가 강하다"고 했다.

文·尹회동서 독대는 불발… 文과 차별화?

윤 당선인의 '독대 정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과 미묘하게 대비된다. 문 대통령은 여러 명의 참모들을 한데 모아 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공교로운 것인지, 문 대통령이 독대 스타일이 아니어서인지, 윤 당선인은 28일 문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에선 독대를 하지 않았다.

2019년 조국 사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당선인이 사태 수습을 위해 문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했었다는 루머도 최근 다시 회자된다. 다만 윤 당선인은 정치 입문 후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지현 기자
박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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