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문 정부서 사망선고 '민간등록임대'...인수위에서 심폐소생술

입력
2022.03.29 18:22
수정
2022.03.29 18:38
구독

인수위 부동산 TF팀장, 임대차법 수술 의지
부작용 심하면 폐지 전제로 법 개정까지
민주당 반대 감안해 단기 보완 정책도 검토

심교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동산 TF 팀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심교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동산 TF 팀장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개편 의지를 다시 한번 확고히 드러냈다. 임대차법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면 국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 폐지를 전제로 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민주당과 협의가 안 돼 장기전으로 흐를 경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 등을 단기 보완 대책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인수위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9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에서 임대차 3법을 현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로 꼽으며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유예기간 없이 임대차 3법을 급격히 도입해 국민의 거주 안전성을 크게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차기 정부는 시장 기능 회복을 위해 임대차법 폐지·축소를 포함한 제도 개선을 검토하되,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는 단계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임대차 시장 부작용이 심각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민주당을 설득해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법 개정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장기적인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임대차법을 만든 민주당은 인수위의 폐지·축소 방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수위는 국회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시장 부작용을 막기 위한 단기 보완책으로는 △민간임대 등록 활성화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두 가지 방안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민간임대 등록은 민간 자본으로 장기간 거주 가능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제도다. 그간 민간임대 등록 물건이 임대기간, 임대료 규제를 받아 서민 주거안정에 기여해왔지만 아파트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폐지 등 정책 변화로 신규 공급이 축소되고 있다는 게 인수위의 판단이다. 이에 재고 순증 효과가 있는 건설임대를 충분히 공급하도록 지원하고, 매입임대는 비아파트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아파트 중심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간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서는 2015년에 도입한 기업형 임대주택 '뉴스테이' 공급 방식이 거론된다. 뉴스테이는 시행 3년 후 지원 축소, 규제 강화 등 제도 변화로 추진 동력을 잃고 폐지됐다. 공공임대만으로는 공급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민간임대 공급을 다시 늘리고, 취약계층이 민간임대 주택에서 조화롭게 거주할 수 있는 계층혼합(소셜믹스)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위한 민간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은 "등록임대사업자는 최대 10년간 임차인의 안정적인 거주를 보장하는 공적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 부동산 TF는 30일 오전 1차 회의를 갖는다. 심 교수는 "임대차법 제도 개선은 이해 관계자가 많아 시장 불안요소를 꼭 제거할 필요가 있다"며 "TF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제도 개선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