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이준석, 박원순 얘길 오세훈에게 따진다? 이명박 시장이 처음 약속"

입력
2022.03.29 10:00
수정
2022.03.29 11:18
구독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
'볼모' 표현 쓴 이준석 향해 "가장 부적절한 방식"
"이준석, 현상만 보지 말고 원인과 해법 제시해야"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열린 가운데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시위가 열린 가운데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향한 공격을 계속하는 가운데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를 향해 "당대표가 말하는 방식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해결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치 책임자"라고 지적했다.

29일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 출연한 박 대표는 이준석 대표의 '불특정다수의 불편을 볼모로 삼는 시위'라는 비판에 "개인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당대표이지 않나"라면서 "시내 골목에서 그냥 술잔 기울이는 이야기도 아니고 당대표가 그런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가장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2022년까지 지하철 엘리베이터 100%...오세훈 시장이 안 한 것"


2002년 9월 11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선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벌인 장애인들이 경찰에 맞서 저항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2년 9월 11일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선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벌인 장애인들이 경찰에 맞서 저항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 대표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약속한 것을 오세훈 시장에게 따지느냐'라는 취지의 주장에도 박 대표는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100% 설치' 약속은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이 처음 약속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이 리프트를 타다 떨어져 죽고, 2002년에도 발산역에서 장애인이 떨어져 또 죽었다. 그래서 그때는 지하철 연착 투쟁이 아니라 아예 지하철로까지 내려갔다"면서 "철로에 내려가지 않도록 승강장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고, 이명박 서울시장이 2004년까지 모든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이후에 계속 안 지켜져서 싸웠다"면서 "지금은 94%인데, 2015년에 박원순 시장이 약속해서 2022년까지 100% 하겠다는 건데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작년에 예산 올려 다 반영하라고 했는데 결국 안 했다. 실제로 오세훈 시장이 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을 나선 지 30분 만에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서 또다시 25분을 기다린 끝에 도착한 저상버스. 그러나 휠체어를 위한 슬라이드 안전발판이 고장 나 있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집을 나선 지 30분 만에 도착한 버스 정류장에서 또다시 25분을 기다린 끝에 도착한 저상버스. 그러나 휠체어를 위한 슬라이드 안전발판이 고장 나 있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 대표는 "저상버스 도입은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지하철은 온전히 서울시 책임"이라면서 "13%에서 94%가 됐으니 조금 기다리라는 얘긴데, 그 말 하기 전에 두 번의 약속과 두 번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이명박, 오세훈, 박원순 그리고 오세훈으로 이어지는 서울시의 책임에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서도 박 대표는 "진짜 동문서답"이라면서 "우리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수도권 특별교통수단 운영으로 시외버스 수단을 대체할 장애인 콜택시에 대해서 요구해 왔다"면서 "2년째 요구하고 있는 내용인데 이건 답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 향해 "말이 아닌 실질적 차별을 해결하라"


장혜영(왼쪽) 정의당 의원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3호선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함께한 뒤 인사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장혜영(왼쪽) 정의당 의원과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서울 중구 충무로역 3호선 승강장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2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함께한 뒤 인사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장애인 탑승 시위 때문에 회사에 지각했다' 등의 비판에 대해 박 대표는 "일단 너무 죄송하다"면서 "이런 사례들 때문에 지하철이 연착됐다면 연착됐다는 증명서를 끊어서 가져가면 회사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이런 방식으로 안 대해 주는 이런 노사 문화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이것 때문에 지각했다, 안 했다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누구의 책임인가에 대한 문제"라면서 "저희 입장에선 버스 좀 타고 다니면 안 되겠나, 이동해야지 친구를 만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21년을 외쳤는데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 이건 사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 등과 달리 다른 정치권에서는 장애인 시위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박 대표는 이들조차 완전히 믿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자 그러면 이동권 보장하지 않겠다는 정치인, 제가 보지 못했다. 말로는 다 한다"면서 "정말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고대에는 장애인은 교육받을 자격이 없다고 하고, 히틀러는 전쟁 수행 능력이 없다고 단종하자고 했다"며 "지금은 그런 시대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장애인들이 교육을 받으려 해도) 이동하지 못해서, 장애인 중에 70.5%가 한 달에 다섯 번도 외출하지 못한다고 한다"며 "현재 이런 차별의 사회가 있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책임지고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인현우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