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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무산 쌍용차, 새 주인 찾기 '험로'...청산 가능성도 배제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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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의 쌍용자동차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인수전에 참전했던 지난해 10월 당시부터 제기됐던 자금 조달 실패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로써 18년 만에 국내 기업의 품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던 쌍용차는 또다시 새 주인을 찾아나서야 할 험로에 놓였다. 회사 측은 재매각 절차에 나설 계획이지만 앞서 인수 진행 과정에서 경험한 각 기업들의 냉담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기에 쌍용차의 운명을 손에 쥔 법원에서조차 존속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쌍용차의 청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지난 25일 예치해야 할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인수·합병(M&A) 투자 계약이 해제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지난 1월 3,049억 원에 쌍용차를 인수·합병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가 계약금을 제외한 잔금 2,743억 원을 관계인 집회(4월 1일) 5영업일 전인 이달 25일까지 납입하지 못하면서 쌍용차와 계약도 해제됐다.
업계에선 에디슨모터스의 이번 인수 무산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디슨모터스는 지상파 방송 프로듀서(PD) 출신인 강영권 회장이 운영 중인 전기버스 생산업체로 지난 2020년 기준 매출액이 897억 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같은 해 쌍용차의 매출은 2조9,297억 원에 달했다. 쌍용차 인수에 뛰어들었던 에디슨모터스의 당시 행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일”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내놨던 배경이다.
무엇보다 인수 자금 확보 측면에서 불안감이 컸다. 쌍용차 부채 7,000억 원에 경영 정상화를 위한 투자 금액으로 1조5,000억 원 정도가 예상된 상황에서 에디슨모터스는 인수금액으로 불과 3,000억 원을 제시했고, 이마저도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했던 사모펀드 키스톤PE가 컨소시엄에서 탈퇴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에디슨모터스는 급기야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를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운영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쌍용차를 인수해 부동산 장사를 하려고 한다"는 비난까지 거세게 돌아왔다.
특히 지난달 법원에 제출된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법적 청구가 보장된 회생채권 5,470억 원 중 1.75%만 현금으로 변제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채권단의 반발은 더 심화됐다. 이에 쌍용차 상거래 채권단과 노조는 이달에 잇따라 법원에 에디슨모터스의 인수합병을 반대하는 의견서도 전달했다. 쌍용차 채권단은 의견서에서 “에디슨모터스의 자금 능력과 사업 계획을 신뢰할 수 없다”며 “쌍용차를 법정관리 체제로 유지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이번 인수 무산으로 쌍용차가 향후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을 통해 인수합병에 재차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회생법원 실무준칙은 공개입찰로 인수합병을 진행했지만, 매각이 성사되지 않은 경우 관리인이 법원의 허가를 받아 제한적인 경쟁입찰이나 수의계약을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관리인은 "경영여건 개선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증대시켜 보다 경쟁력 있는 인수자를 물색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 재매각을 성사시켜 이해관계자들의 불안 해소는 물론 장기 성장의 토대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의 새 주인찾기는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입찰 공고 당시 쌍용차에 인수의향서를 보낸 업체와 사모펀드 등은 11개에 달했지만, 본입찰에선 카디널 원 모터스(HAAH오토모티브 새 법인) 컨소시엄, 인디EV,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등 3곳만 참여했다. 이마저도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을 제외한 2곳이 자금 조달 계획의 구체성 부족 등으로 입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새로운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쌍용차는 청산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400여 개에 달하는 쌍용차 협력사들의 연쇄적인 파산도 우려된다. 지난해 7월 법원에선 쌍용차의 존속보단 청산 가치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긴 바 있다. 쌍용차의 청산가치는 9,820억 원이고, 쌍용차가 유지될 경우의 미래 수익을 따진 계속기업가치는 6,200억 원으로 조사됐다.
일각에선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 방안도 제기되고 있지만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 상황에선 어려운 게 사실이다. 지난 2004년 상하이자동차, 2010년 마힌드라에 매각됐다가 또다시 경영난에 빠진 쌍용차를 세금으로 살릴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에디슨모터스 측은 쌍용차가 인수합병 투자 계약이 자동 해제됐다고 통보한 것과 관련 "일방적 계약 해지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계약자 지위보전 가처분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에디슨모터스 자회사인 에디슨EV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80%)까지 떨어진 1만2,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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