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 '용산의 늪'에서 탈출 시도... "민생, 또 민생!"

입력
2022.03.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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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 경제 성장,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을 강조하며 민생 이슈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이 블랙홀이 되면서 대통령 취임도 하기 전에 국정 동력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윤 당선인의 국정 능력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8일 나왔다. 윤 당선인의 초반 행보를 두고 “잃어버린 2주”라는 말도 오르내린다.


'첫째도, 둘째도 민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1일 1민생’ 행보를 하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28일 윤 당선인과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회동과 관련, “코로나19 손실보상 문제에 대해 청와대의 거국적 협조와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집무실 이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등 수많은 회동 의제 중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최우선 의제로 콕 집어 거론하며 윤 당선인의 ‘민생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2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에 참석해 인수위원들에게 경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경제이고, 우리 산업구조를 더 산업화ㆍ고도화시켜 나가야 하는 책무를 다음 정부가 갖고 있다”고 했다. 당초 그는 인사말을 한 뒤 자리를 뜰 예정이었지만, 1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며 김형태 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의 거시경제 강연을 듣기도 했다.

25일에는 국토교통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 ‘깜짝’ 참석해 “앞으로 관심을 갖고, (부동산 정책을) 직접 챙기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조만간 ‘지역균형발전' '국민통합' 등을 주제로 한 전국 민생 투어에도 나설 예정이다.

용산 이전ㆍ여가부 폐지ㆍMB사면… “잃어버린 2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윤 당선인이 민생 드라이브를 걸고 나선 건 이른바 '잃어버린 2주'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제1의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대통령 당선 이후 윤 당선인과 주변 인사들이 강조한 건 집무실 이전,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여성가족부 폐지 등 첨예한 갈등을 내포한 정치 의제였다. 특히 집무실 문제가 윤 당선인의 집권 비전보다 부각되는 상황이 됐고, 집무실 이전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윤 당선인의 직진 리더십이 비판을 받았다.

21~25일 리얼미터ㆍ미디어헤럴드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당선인이 취임 후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는 응답은 46.0%에 그쳤다.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46.7%)과 비슷한 수치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은 초유의 상황이 나타난 셈이다.

대선 직후인 14~18일 같은 조사에서 윤 당선인이 국정 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49.2%였다. 새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아야 할 시점에 오히려 지지율이 미세하게 떨어진 것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더불어민주당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코로나19를 극복하라며 180석을 몰아준 민심을 오독해 개혁 과제에 집중하다 무너졌다”며 “윤 당선인 측도 ‘0.7%포인트차 승리’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대선의 민심은 코로나19 이후 민생과 일자리,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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