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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15억 초과 주택 대출 봉쇄 푸나…'부자만 혜택' 역풍 우려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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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를 풀겠다고 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을 구체화하는 인수위원회(인수위)가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봉쇄를 해제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당초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캠프는 고가 주택의 대출 허용을 염두에 두고 공약을 설계했다. 하지만 이 규제를 없앴다가 부자만 혜택 본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인수위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당선인의 대출 규제 완화 공약은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80%로 상향 △지역 무관하게 실수요자 LTV도 70% 상향 등으로 요약된다. 규제 지역별로 다른 LTV 규제를 단순화하고, LTV 상한선을 높여 대출 한도를 넉넉히 보장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에 더해 15억 원 초과 주택을 살 때 봉쇄했던 대출을 푸는 것도 공약집에 담지 못한 '숨은 공약'이었다는 게 윤석열캠프 정책 라인의 설명이다. 이 정책이 시행되면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2·16 부동산대책을 통해 도입한 해당 조치가 2년여 만에 풀리게 되는 셈이다.
새 정부 국정 과제를 짜는 인수위도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제한 해제를 LTV 완화 방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조치를 두고 부정적인 여론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14억9,000만 원짜리 주택에는 허용하고 15억 원짜리 주택은 불가능한 인위적인 대출 규제가 금융소비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담보 가치가 높아 금융권 입장에서 떼일 가능성이 적은 고가 주택 대출을 묶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신용도가 높을수록 대출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격이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완화의 키를 쥔 인수위 경제 1분과 내 신성환 인수위원(홍익대 교수)은 학자 시절 이런 논리로 고가 주택 대출 봉쇄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인수위는 아직 고가 주택 대출 제한을 없앨지 확정하진 못한 상태다. 자칫 부동산으로 한몫 잡으려는 사람만 규제 완화 혜택을 받는다고 비칠 경우, 정치적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집값 15억 원을 기준으로 자른 대출 제한은 시장 차원에서 보면 맞지 않는 규제이나 풀기에 앞서 고려할 부분도 많다"며 "소득만큼 대출 한도가 정해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감안하면 고소득층만 대출을 일으켜 비싼 집을 살 수 있고 시중에 대출 자금이 많이 돌아 집값이 오를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비슷한 이유로 LTV 70~80% 대상인 실수요자 중 고소득층은 제외하는 방안도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당초 공약은 무주택자라면 소득 제한 없이 LTV 70~80%를 적용받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구상대로 소득 요건을 두지 않은 채 LTV만 상향하고 DSR를 현재대로 유지하면 고소득자일수록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이는 현재 LTV를 20%포인트 우대해 주는 실수요자를 부부합산 연 소득 9,000만 원(생애 첫 주택 1억 원)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과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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